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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아쉬운’ 용병술이라고 한정한다면 답할 수 있는 여지가 매우 넓어진다. 갖고 있는 힘을 다 쓰지 못하고 당하는 패배라면 분명 ‘아쉬운 용병술’이라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전쟁, 즉 야구 경기에선 누구나 이기고 질 수 있다. 하지만 가진 전력을 풀가동해보지 못한 승부는 진한 여운을 남길 수 밖에 없다.
두산은 9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롯데와 준플레이오프 2차전서 먼저 승기를 잡았다. 1회 롯데 선발 유먼을 3안타로 두들기며 선취점을 뽑았다. 하지만 이후 타선은 침묵했고, 7회초 고비를 넘기지 못해 동점을 내줬다.
하지만 두산에게도 찬스는 또 있었다. 8회말 2사 후 이종욱이 볼넷으로 출루하며 잘 던지던 최대성을 강판시켰다. 롯데는 좌완 투수 강영식을 투입했다. 두산 다음 타자 오재원(좌타)을 막기 위해서였다.
반대로 두산 입장에선 대타를 낼 수 있는 기회였다. 오재원은 이전 세 타석에서 안타를 때려내지 못했다. 하지만 두산 벤치는 아무런 움직임이 없었다.
차라리 몸 상태가 괜찮은 2군 우타자 중 한명이 있었다면 어땠을까.
*주(注) : 결과론과 가정(if)은 결과를 바꾸지는 못합니다. 결과만 놓고 따져보면 누구나 승자가 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결과론은 야구를 즐기 는 또 하나의 방법입니다. 모두 감독이 되어 경기를 복기(復棋) 할 수 있는 것은 야구의 숨은 매력이라 생각합니다. 만약애(晩略哀)는 치열한 승부 뒤에 남는 여운을 즐길 수 있는 장이 됐으면 합니다.
만약애(晩略哀)는 ‘뒤늦게 둘러보며 느낀 슬픔’이란 뜻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