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노, 별중의 왕별' 아메리칸리그, 5년 연속 올스타전 승리

  • 등록 2017-07-12 오후 1:26:29

    수정 2017-07-12 오후 1:26:29

제88회 메이저리그 올스타전에서 MVP로 뽑힌 시애틀 매리너스의 로빈슨 카노가 부상으로 받은 스포츠카를 배경으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AFPBBNews
[이데일리 스타in 이석무 기자] 연장전까지 이어진 ‘별들의 축제’에서 마지막에 반짝 빛난 별은 로빈슨 카노(시애틀 매리너스)였다.

카노는 12일(한국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마이애미 말린스 파크에서 열린 2017 메이저리그 올스타전에서 연장 10회초 결승 홈런을 터뜨려 아메리칸리그(AL) 올스타의 2-1 승리를 이끌었다.

이로써 AL 올스타는 내셔널리그(NL) 올스타를 상대로 5년 연속 승리를 거뒀다. 역대 전적에서도 43승2무43패로 정확히 균형을 맞췄다.

전날 홈런 더비에서 거포들의 엄청난 홈런쇼가 펼쳐진 것과 달리 이날 올스타전 본경기는 팽팽한 투수전으로 펼쳐졌다. 양 팀 타선이 9회 정규이닝 동안 뽑은 점수는 각각 1점에 불과했다.

AL 올스타는 0-0 동점이던 5회초 2사 2루에서 미겔 사노(미네소타 트윈스)가 NL 올스타 네 번째 투수 알렉스 우드(LA 다저스)로부터 빗맞은 안타를 뽑아 귀중한 선취점을 뽑았다,

하지만 NL 올스타는 0-1로 뒤진 6회말 오승환(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의 팀 동료인 포수 야디에르 몰리나의 솔로홈런으로 승부를 원점에 돌렸다. 몰리나는 AL 다섯 번째 투수인 어빈 산타나(미네소타 트윈스)의 153㎞(95.1마일) 포심 패스트볼을 밀어 우측 담장을 훌쩍 넘겼다.

이후 양 팀은 추가 득점을 올리지 못하고 승부는 연장전으로 돌입했다. 올스타전에서 연장전이 치러진 것은 2008년 이후 9년 만이었다.

마지막 주인공은 메이저리그 최고의 2루수 카노였다. 카노는 연장 10회초 선두타자로 나와 균형을 깨는 솔로홈런을 터뜨렸다. NL 올스타의 9번째 투수인 웨이드 데이비스(시카고 컵스)의 130km(80.8마일)짜리 너클커브를 잡아당겨 오른쪽 외야 담장 밖으로 날려버렸다.

승기를 잡은 AL 올스타는 10회말 수비 때 클리블랜드의 특급 좌완 앤드류 밀러를 투입해 승리를 지켜냈다.

이날 결승홈런을 터드린 카노는 당연히 올스타전 MVP로 선정됐다. 생애 첫 올스타전 MVP로 뽑힌 카노는 부상으로 픽업트럭과 스포츠카 중 한 대를 고를 수 있는 행운을 얻었다. 카노는 고민하지 않고 스포츠카를 선택했다.

이번 올스타전부터는 월드시리즈 홈 어드벤티지가 사라졌다. 선수들이 경기에 집중하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도 나왔지만 스타플레이어들 답게 팬들을 위해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였다.

‘괴물 신인’ 애런 저지(뉴욕 양키스)가 뜨겁게 불타오른 전날 홈런더비부터 연장전 승부로 치러진 올스타전 본경기까지 멋진 장면들이 계속 이어졌다.

하지만 올스타전에서만 볼 수 있는 재밌는 그림도 나왔다. 6회 초 타석에 들어선 넬슨 크루스(시애틀 매리너스)는 갑자기 홈플레이트 뒤에 있던 주심 조 웨스트 씨와 어깨동무를 해 눈길을 끌었다. 크루스와 웨스트 주심이 활짝 웃자 포수 몰리나가 휴대폰 카메라를 꺼내 사진을 촬영했다.

웨스트 주심은 메이저리그에서도 가장 엄격하기로 유명한 인물. 정규시즌에서 도저히 상상도 못할 장면이지만 모두의 축제인 올스타전에선 가능한 일이었다. 이 장면을 지켜본 모든 선수와 관중들이 폭소를 터뜨린 것은 당연한 일이었다.

라틴계 인구가 많이 사는 마이애미에서 올스타전이 열린 만큼 이날 시구도 메이저리그 명예의 전당에 오른 라틴계 메이저리그 영웅들이 했다. 페드로 마르티네스, 후안 마리칼, 이반 로드리게스, 로베르토 알로마, 올랜도 세페다 등 중남미 출신 전설들이 시구를 했고 몰리나 등 현역 라틴계 선수들이 이를 받았다.

경기장 주변에는 지난해 보트 사고로 세상을 떠난 마이애미 말린스 투수 호세 페르난데스를 추모하는 공간도 마련됐다. 특히 브라이스 하퍼(워싱턴 내셔널스)는 페르난데스의 얼굴이 새겨진 신발을 신고 출전해 눈길을 끌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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