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창]한민수 “재방송 챙겨보는 두 딸 위해서라도…”

  • 등록 2018-03-15 오후 4:13:53

    수정 2018-03-15 오후 4:30:55

한민수가 15일 강릉하키센터에서 열린 2018 평창 동계패럴림픽 장애인 아이스하키 준결승 캐나다전이 끝난 후 취재진과 인터뷰하고 있다.(사진=조희찬 기자)
[강릉=이데일리 스타in 조희찬 기자] “요샌 자랑스러운 아빠가 됐네요. 딸들이 정말 좋아하니, 꼭 이겨야죠.”

한국 장애인 아이스하키 대표팀 주장 한민수(48)가 캐나다전 완패에도 미소를 잃지 않았다. 한국은 15일 강릉하키센터에서 열린 2018 평창 동계패럴림픽 장애인 아이스하키 준결승에서 캐나다에 0-7로 완패하며 동메달 결정전을 앞두게 됐지만 한민수는 아쉬움보단 다음 경기에 대한 굳은 각오를 전했다. 그는 앞서 개회식에서 성화를 등에 묶고 슬로프를 오를 때 모자에 두 딸의 이름 소연·소리와 아내의 이름을 모자에 새겼다.

한민수는 “장모님이 아프시고 딸들도 오늘 학교에 가야해 경기장에 못 왔는데, 아침에 아빠 ‘잘하고 오세요’라고 하더라”라며 “학교에 가면 전화기를 반납해야 해서 생중계는 보지 못하지만 재방송도 꼭 챙겨보는 딸들이다”라며 ‘딸바보 미소’를 지었다.

17일 열리는 동메달 결정전은 이번 대회 한국의 마지막 경기다. 한민수에겐 선수 인생의 마지막 무대다. 2022년 베이징 대회 때는 50세를 넘기는 만큼 그는 이번 대회를 앞두고 “평창이 마지막”이라고 선언했다.

한민수는 “매 경기 정말 최선을 다하는 데 신경쓰다 보니 동메달 결정전이 내 은퇴 경기라고 생각하지 못하고 있었다”며 “정말 우리가 간절하게 원하는 메달을 딸 수 있는 마지막 기회다. 이 경기 만큼은 어느 누구라도 양보할 수 없다”고 주먹을 불끈 쥐었다.

안방에서 열리는 만큼 한민수의 마지막 대회는 매 경기 뜨거운 함성으로 가득하다. 이날 대표팀은 완패를 했지만 경기장을 찾은 관중은 마치 이겼다는 착각이 들게 할 정도의 열띤 에너지를 선수들에게 전달했다.

한민수는 관중 이야기가 나오자 울컥하며 애써 눈물을 참는 듯했다. 이내 단호한 표정을 지으며 동메달 결정전에 대한 욕심을 숨기지 않았다. 한국은 17일 같은 장소에서 미국과 이탈리아의 준결승전 패자와 맞대결을 앞두고 있다. 객관적인 전력상 이탈리아가 될 것이 유력하다.

한민수는 “내 손짓 하나에도 모두 반응해 주시고 정말 엄청난 응원을 해주고 계신다”며 “이탈리아는 정말 ‘끈적한 팀’이다. 소치 대회 때는 졌지만 그때 패배를 이번에 꼭 설욕하겠다”고 다짐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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