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21일 MBN ‘어른들은 모르는 고딩엄빠4’(이하 ‘고딩엄빠4’) 제작진은 출연자 논란에 대해 ‘고딩엄빠4’ 17회 속 방송 내용은 단순히 오현실 씨를 응원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방송을 통해 자신이 책임져야 하는 아이들에 관한 상황을 객관적으로 파악하고 솔루션을 제안하는 방향으로 제작되었다”며 “앞으로도 출연자들의 긍정적인 삶의 변화와 발전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고개를 숙였다.
출연자 오현실 또한 사과했다. 그는 “논란에 관련해 제보자분과 오해가 있었고, 이번 일을 통해 만나는 사람과 상황에 따라서 제가 했던 말이 충분히 오해를 살 수 있다는 걸 깨달았다”며 “엄마 오현실로서의 진심은 아이 셋을 잘 기르고 싶다는 마음뿐”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아이들 앞으로 나오는 지원금은 아이를 기르는 데에 온전히 사용하고 있으며, 앞으로도 큰 아이를 보육원에서 데려오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할 것이다. 데리고 있는 두 아이도 잘 키울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마지막으로 이런 논란 자체를 불러일으켰다는 사실이 몹시 고통스럽고 죄송스럽다. 방송을 통해 스스로에 대한 반성을 많이 했고, 더 나은 엄마가 되기 위해 노력하고 싶다”고 말했다.
|
아이가 셋이지만 싱글맘인 상황. 그의 어머니는 독박육아 중이었다. 그는 세 아이의 양육비를 세 아빠로부터 전혀 받지 못하고 있었다. 게다가 오현실은 심한 산후우울증으로 인해 첫째 아이를 보육원에 맡겨둔 상태였다. 첫째 아이와의 만남은 한정된 거리에서 3시간 외출만 가능했다.
|
출연자는 “논란 자체를 불러일으켰다는 사실이 몹시 고통스럽고 죄송스럽다”고 했다. 그러나 방송을 매개로 논란을 불러일으킨 것은 ‘고딩엄빠’ 측이다.
‘고딩엄빠’가 말하고자 하는 바는 무엇일까. 제작진은 ‘솔루션’을 제시한다고 하지만 얼굴과 이름을 공개하고 나오는 일반인 출연자에 대한 책임감과 보호가 부족해 보이는 것이 사실이다.
새 시즌부터 서장훈을 투입하며 변화를 시도했지만 그의 따끔한 일침도 큰 도움이 되는 것 같진 않다. 일각에서는 반면교사로 삼아 청소년에게 경각심을 주는 것에 의미가 있다고 말한다. 그러나 이것을 위해서 출연자들의 내밀한 사생활을 노출 시키는 것이 바람직할까. 시청자 입장에선 어떤 깨달음을 얻기보다는 3명의 MC처럼 안타까워하거나 분노하거나 눈물을 흘리거나 혀를 차거나 정도다. 결국 이들의 사연은 자극적으로 소비될 뿐이다.
제작진이 고딩엄빠들을 ‘구원’하라는 뜻은 아니다. 그러나 네 번의 시즌 동안 어떤 점이 나아졌을까를 떠올려 보면 물음표가 띄워진다. 비슷한 문제 지적이 거듭됐지만 ‘고딩엄빠’의 취지가 무엇인지 모르겠다는 시청자 반응도 여전하다. 매번 ‘역대급’임을 강조하는 충격적인 사연의 반복과 알맹이 없는 조언이 어떤 변화를 끌어올 수 있을지도 의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