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혁 "'브로드웨이 42번가'에 5번 출연, 이젠 대표 배우죠"

30년대 브로드웨이 최고 연출가 역할 맡아
2016년부터 출연…작품 흥행 견인
"후배·앙상블 군무 보며 배우 초심 돌아가"
캐릭터 변신에 희열, 무대 계속 찾을 것
  • 등록 2022-12-08 오후 7:15:26

    수정 2022-12-08 오후 7:15:26

[이데일리 장병호 기자] “처음엔 올드한 느낌의 고전이라고 생각했는데, 해보니 재미있더라고요. 무엇보다 후배들, 앙상블에게서 힘을 많이 받아서 매번 ‘브로드웨이 42번가’에 출연하게 됩니다.”

8일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에서 만난 배우 이종혁(48)은 2016년부터 총 5번의 시즌에 걸쳐 뮤지컬 ‘브로드웨이 42번가’에 출연 중인 이유를 이같이 밝혔다.

뮤지컬 ‘브로드웨이 42번가’에서 줄리안 마쉬 역을 맡은 배우 이종혁의 공연 장면. (사진=CJ ENM, 샘컴퍼니)
이종혁은 2016년 ‘브로드웨이 42번가’에 처음 출연한 뒤 2017년, 2018년, 2020년 공연에 이어 현재 예술의전당 CJ토월극장에서 진행 중인 올해 공연까지 단 한 번도 빠지지 개근하고 있다. 극 중에서 브로드웨이 당대 최고의 연출가 줄리안 마쉬 역을 맡아 흥행을 이끌고 있다.

이종혁은 “한 번 한 작품을 또 하면 (관객이) 질려 하지 않을까 생각했는데, 이제는 한 작품의 대표 배우가 된다는 느낌”이라며 “관객도 (저와 작품을) 좋아해서 공연장을 찾아주는 것 같아 고무적이다”라고 말했다.

‘브로드웨이 42번가’는 1930년대 대공황기에 브로드웨이의 중심인 42번가를 배경으로 무명의 뮤지컬 배우 페기 소여가 연출가 줄리안 마쉬를 만나 스타로 탄생하는 아메리칸 드림을 담은 작품이다. 흥겨운 스윙 음악, 중독적인 탭댄스, 수십 명의 앙상블이 선보이는 압도적인 군무를 내세운 쇼 뮤지컬로 1996년 한국 초연 이후 꾸준히 무대에 오르고 있는 스테디셀러다.

이종혁이 작품에서 가장 매력을 느끼는 부분은 후배 배우들과의 탄탄한 호흡이다. 그는 “제가 맡은 역할이 표현하는 드라마적인 스토리는 뻔한 부분이 있지만, 후배들의 군무를 보면 기분이 좋아진다”며 “저 또한 배우로서 초심으로 돌아가게 된다”고 말했다.

뮤지컬 ‘브로드웨이 42번가’에서 줄리안 마쉬 역을 맡은 배우 이종혁의 공연 장면. (사진=CJ ENM, 샘컴퍼니)
다양한 눈요깃거리를 전면에 내세운 쇼 뮤지컬이지만 캐릭터 연기에 있어서는 작품에 숨겨진 드라마의 이면을 보여주는데 집중하고 있다고 했다.

“작품 속에서 잘 드러나진 않지만, 줄리안 마쉬가 보여주는 이야기는 블랙 코미디적인 부분이 있어요. 브로드웨이 최고의 연출가라고 하지만 제작자와 여자 주인공 배우 애인의 입김에 시달리고, 마피아랑도 친분이 있는 모습 등이 당시 브로드웨이의 어두운 모습을 잘 보여주죠. 기회가 되면 이런 블랙 코미디적인 요소를 조금 더 살려 새로운 해석으로 공연을 보여주고 싶습니다.”

이종혁은 드라마와 영화, 그리고 예능 프로그램으로 친숙한 이미지를 쌓아왔다. 그러나 배우로서의 첫 출발은 무대였다. 서울예대 연극과 출신으로 1997년 왕용범 연출 등 서울예대 93학번 동기들과 브레히트의 ‘서푼짜리 오페라’를 뮤지컬로 공연한 뒤 잊지 않고 무대를 찾고 있다.

예능 프로그램으로 잘 알려진 두 아들도 아버지의 뒤를 이어가고 있다. 큰 아들 탁수는 동국대 연극학부에 재학하며 2020년 채널A ‘DIMF 뮤지컬스타’에 출연해 화제가 됐다. 작은 아들 준수도 유튜버로 활동 중이다. 이종혁은 “아이들이 하는 일에 크게 신경 쓰지 않는다”며 “각자 하고 싶은 일이 있는 게 다행이라 생각한다”고 웃었다.

“박정자 선생님이 출연한 연극 ‘19 그리고 80’에서 초대 해롤드 역을 맡았어요. 그 다음에 영화 ‘말죽거리 잔혹사’에서 악역인 선도부장으로 나왔는데 사람들이 연극 속 순수한 청년이 악역으로 변신한 것에 놀라더라고요. 배우로서 그런 변신에 희열을 느낍니다. 앞으로도 더 다양한 뮤지컬에 출연하고 싶어요. 부드러운 멜로도 해보고 싶네요. 하하하.”

‘브로드웨이 42번가’는 내년 1월 15일까지 공연한다.

뮤지컬 ‘브로드웨이 42번가’에서 줄리안 마쉬 역을 맡은 배우 이종혁의 공연 장면. (사진=CJ ENM, 샘컴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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