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부전선' 설경구 "출연 조건은 여진구 캐스팅"

  • 등록 2015-08-25 오후 2:54:18

    수정 2015-08-25 오후 2:54:18

배우 설경구.(사진=김정욱기자)
[이데일리 스타in 강민정 기자] 배우 설경구가 코믹하게 돌아온다.

설경구는 영화 ‘서부전선’(감독 천성일)으로 관객과 만난다. 지난해 박해일과 주연한 ‘나의 독재자’ 이후 1년 만이다. 25일 서울 건대입구 롯데시네마에서 열린 제작보고회에 참석한 설경구는 “‘나의 독재자’ 말아먹고 돌아왔다”는 너스레로 여유 넘치는 모습을 보여줬다.

‘서부전선’은 농사 짓다 끌려온 남한군과 탱크는 책으로만 배운 북한군이 전쟁의 운명이 달린 비밀문서를 두고 위험천만한 대결을 벌이는 내용을 담는다. 설경구는 ‘남한 쫄병’ 남복 역을 맡았다.

설경구는 “‘서부전선’에서는 군복을 입었을 뿐이지 군인과 전혀 어울리지 않는 사람을 연기했어요”라며 “전쟁을 앞둔 상황이 빨리 정리돼 집으로 돌아가길 손꼽는 역할입니다”라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실미도’에서도 군인을 연기했지만 그때 난 30대였고 이미 10년도 넘은 작품이라 잊은 지 오래입니다”라며 “‘실미도’는 한번도 생각하지 않고 연기했습니다”라고 강조했다.

설경구는 1993년 연극 무대로 데뷔해 22년차 베테랑 배우가 됐다. 국내 영화 시장을 대표하는 작품마다 설경구의 이름이 빠지지 않았다. ‘실미도’와 ‘해운대’는 1000만 관객 돌파에 성공한 영화로 모두 설경구를 주연으로 세웠다. ‘천만 클럽’에 이름을 올리는 영화가 한해 2편 이상 나오는 요즘이지만 당시 설경구가 보여준 흥행 행보는 독보적이었다. 특히 ‘실미도’는 국내 영화 첫 ‘천만 돌파 영화’로 의미가 남 다르다.

묵직한 캐릭터로 작품을 이끄는 모습과 함께 변신에 도전을 멈추지 않았다. ‘감시자들’, ‘스파이’, ‘소원’ 등 다채로운 장르의 영화에서 관객과 호흡했다. ‘서부전선’에서도 이 같은 변화는 감지된다. 코믹한 캐릭터의 옷을 입었고, 29세 나이차가 나는 배우 여진구와 호흡을 맞췄다. 여배우면 여배우, 멀티 캐스팅이면 멀티 캐스팅 등 어떤 상대 배우와도 자연스러운 호흡을 주도한 설경구가 여진구와 어떤 시너지를 빚을지도 ‘서부전선’의 기대를 높이는 대목이다.

설경구는 “이번 작품의 출연 조건은 여진구 캐스팅이었습니다”라며 “시나리오를 받고 소년병 분위기가 나는 이 인물을 연기할 친구는 여진구밖에 생각이 나지 않았습니다”라고 그에 대한 믿음을 드러냈다. 이어 “여진구가 계약서에 사인하는 걸 확인하고 제가 했습니다”라며 “‘서부전선’에 임하게 된 영광은 꼭 ‘여진구’로 설명되는 셈”이라고 덧붙였다.

‘서부전선’은 지난해 866만 관객을 동원한 ‘해적: 바다로 간 산적’의 각본을 쓴 천성일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오는 9월 개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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