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해진 매팅리 "3번 실패는 없다, '스몰볼'로 정면 돌파"

  • 등록 2015-01-23 오후 4:22:17

    수정 2015-01-27 오전 10:53:12

[이데일리 e뉴스 정재호 기자] ‘류현진(27·LA다저스)의 스승’ 돈 매팅리(53·LA다저스) 감독이 독해졌다. 마음속으로 배수의 진을 쳤다. 올해만큼은 반드시 포스트시즌(PS)에서의 거듭된 실패를 반복하지 않겠다며 의지에 찬 출사표를 던졌다.

매팅리는 2015년의 본격 스프링캠프 개막을 약 3주 앞둔 시점에서 가진 ‘LA 타임스’와 인터뷰를 통해 이 같이 밝혔다.

다저스는 지난 2년간 참 잘 싸우고도 마침표를 찍지 못했다. 정규시즌 지구우승으로 입지를 다졌지만 정작 중요한 PS 승부에서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의 벽을 넘지 못한 채 연신 고개 숙여야 했다.

올해도 비슷한 상황이다. 객관적인 전력상 지난 5년간 3번의 월드시리즈(WS) 우승에 빛나는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와 강타자들을 대거 보강한 샌디에고 파드레스를 따돌리고 3년 연속 내셔널리그(NL) 서부지구 우승을 차지할 거라는 데 별 이견이 없다.

돈 매팅리 LA 다저스 감독이 덕아웃으로 들어가고 있다. 사진=Gettyimages/멀티비츠
다만 PS는 여전히 장담하지 못한다. 한 걸음 더 나아가기 위해 특단의 대책을 준비한 시즌이 될 수 있겠냐는 물음에 매팅리는 “162경기 대장정의 레이스에서는 최고의 팀이 이기게 돼 있다”면서도 “5경기나 7경기의 시리즈 승부는 다른 얘기다. 정신력부터가 달라진다. 베이스에 살아나가는 것에서부터 한 치의 실수도 용납되지 않는다”고 운을 뗐다.

이어 “아주 많은 사소한 것들이 플레이에 녹아든다. 득점은 점점 더 적어지고 단 1점을 추가하는 일이 엄청나게 중요해진다”며 “그래서 단기전 승부에서는 득점방식에 관한 한 조금 다른 팀이 돼야 한다고 생각한다. 희망적이게 우리는 상대의 득점을 제한하는 데 있어 지난해보다 더 나은 팀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오프시즌 동안 강화된 투수력과 수비력(특히 내야진)에 힘입어 실점을 최소화하는 한편 득점은 상황에 따라 한 점 한 점을 소중하게 짜내는 식의 이른바 ‘스몰볼’을 적극 펼치겠다는 의도로 받아들여진다.

큰 뜻을 성사시키기 위한 선수단 운용 방안에 대해서도 사뭇 달라진 밑그림을 공개했다.

매팅리는 “나에게는 함께 퍼즐조각을 맞추는 것과 같다. 매일 뛰지 못하는 비주전 선수는 비주전 선수의 임무에 맡게 조련할 것이다. 이제 재능의 수집을 넘어 더 나은 야구팀이 되기 위한 서로 잘 맞는 조각을 맞춰 나가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주전과 비주전의 경계를 명확히 해 더 이상 출전시간을 놓고 잡음이 빚어지지 않게 원천 차단하겠다는 속내가 깔려있다.

맷 켐프(30·샌디에고 파드레스)와 핸리 라미레스(31·보스턴 레드삭스)라는 걸출한 중심타자 2명이 동시에 빠져나가며 어느 정도 공격력 저하를 감수해야 될 상황에 대해서는 “실점을 제한하고 최소화할 수 있으면 많은 득점이 필요치 않다”면서 “충분한 득점에 관한 걱정은 항상 존재하기 마련이다. 지금 우리 팀을 보면 점수를 올릴 수 있다고 생각한다. 현 시점에서 나는 우리 공격력에 관한 걱정이나 하며 여기에 앉아있지는 않을 거다”고 매팅리는 거칠게 내뱉었다.

큰 형님같이 자상한 ‘덕장’의 이미지가 앞서던 매팅리가 사뭇 달라진 말투로 일찌감치 선수단 분위기 다잡기에 나선 모양새다.

본인의 마인드부터 독해지고 강해져야 하는 게 맞다. 지난시즌 실패 직후 역시나 또 경질설이 일었던 매팅리는 스스로 더는 물러설 곳이 없다는 사실을 잘 인지하고 있다.

3년 연장계약의 2년차에 접어드는 매팅리 감독은 프런트의 얼굴이 확 바뀌는 와중에서도 어떻게 자리를 보전했으나 올해 뭔가 보여주지 못하면 가차 없을 운명에 놓였다.

최소한 월드시리즈(WS) 진출이다. 그 목표를 위해 갖은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겠다는 두목(감독)의 투지가 벌써부터 다저스의 새 시즌을 기대케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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