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배 없이 규정의 덫에 걸려 눈물 흘린 FC서울

  • 등록 2013-11-09 오후 11:38:48

    수정 2013-11-09 오후 11:38:48

9일 중국 광저우 텐허스타디움에서 열린 2013 AFC 챔피언스리그 FC 서울과 광저우 헝다의 결승 2차전에서 1-1로 비기고 우승을 놓친 FC 서울 최용수 감독이 고개를 떨구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데일리 스타in 이석무 기자] FC서울이 아시아 정복에 실패했다. 원정 다득점 우선 원칙이라는 규정의 덫에 발목을 잡히고 말았다.

서울은 9일 중국 광저우 텐허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3 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ACL) 결승 2차전에서 후반 13분 엘케손에게 선제골을 내줬지만 후반 16분 데얀의 동점골로 1-1 무승부를 기록했다.

결승 1차전에서 2-2로 비겼던 서울은 1, 2차전 합계 3-3 동률을 이뤘지만 원정 다득점 우선 원칙에 따라 우승 트로피를 광저우에게 내줬다.

가장 우려했던 결과였다. 차라리 시원하게 지고 우승을 내줬다면 아쉬움은 덜했을 터. 하지만 서울은 2경기에서 한 번도 패하지 않고도 우승컵을 내주는 아이러니한 패배를 당하고 말았다.

이른 시간에 선제골을 넣지 못하고 선제골을 허용한 것이 아쉬움으로 남았다. 서울은 전반전 내내 광저우의 파상공세에 밀려 고전했다. 골키퍼 김용대의 선방과 수비진의 분전으로 실점을 막았지만 분위기를 빼앗긴 것은 분명했다.

특히 후반 13분 선제골을 내준 것이 뼈아팠다. 상대 공격수 엘케손에게 골을 허용하면서 서울은 더욱 어려운 상황에 몰렸다. 4분 뒤 데얀의 동점골이 나오면서 반격의 발판을 마련했지만 그것이 전부였다.

비록 우승은 실패했지만 그래도 서울의 강력함은 확실히 증명했다. 5만5000여명의 광저우 관중이 엄청난 야유를 퍼붓는 가운데서도 서울 선수들은 전혀 주눅이 들지 않고 최선을 다했다.

광저우는 올해 ACL에서 ‘홈 극강’이었다. 6차례 홈경기에서 6전 전승을 기록했다. 6경기에서 무려 16골을 기록했고 1골도 허용하지 않았다. 안방에서 광저우를 흠집낸 팀은 아무도 없었다.

하지만 이날 서울은 광저우에 1골을 빼앗았고 무승부를 기록했다. 데얀은 1차전에 이어 2차전에도 골을 터뜨리며 존재감을 유감없이 발휘했다. 3-0으로 이길 것이라 큰소리쳤던 광저우의 자존심은 작게나마 상처를 입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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