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창]평창에 울려 퍼진 아리랑, 민유라-겜린 마지막 연기

  • 등록 2018-02-20 오전 11:06:09

    수정 2018-02-20 오전 11:06:09

민유라-겜린 조가 20일 강릉아이스아레나에서 열린 2018 평창동계올림픽 피겨스케이팅 아이스댄스 프리댄스에서 한복을 입고 ‘아리랑’에 맞춰 연기를 펼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데일리 스타in 특별취재팀] 피겨 아이스댄스 대표 민유라-알렉산더 겜린 조가 20일 강릉 아이스아레나에서 열린 아이스댄스 프리댄스에서 ‘아리랑’에 맞춰 마지막 연기를 했다.

민유라는 분홍색 치마와 살구색 저고리를 입었고, 겜린은 파란색 계열의 저고리 형태 상의를 입고 은반에 올랐다. 배경음악으로 ‘아리랑’을 선택한 건 전 세계에 한국을 알리겠다는 의미였다.

대한빙상경기연맹 등에 따르면 올림픽 피겨스케이팅에서 한복 의상이 등장한 것은 민유라-겜린이 처음이다. 국내 대회에서는 선수들이 가끔 한복 의상을 입고 연기하는 일이 있었지만, 올림픽에서는 한복 차림으로 연기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민유라-겜린 조는 전날 한국 아이스댄스 올림픽 최고 성적으로 쇼트프리 출전권을 따냈다. 이날 기술점수(TES) 32.95점, 예술점수(PCS) 28.28점을 합쳐 61.22점을 받아 24개팀 가운데 16위에 올랐다. 종전까지는 2002년 솔트레이크시티 대회에서 양태화-이천군이 기록한 24위가 최고 기록이었다.

4번째로 등장한 민유라-겜린 조는 ‘아리랑’에 맞춰 연기를 시작했다. 강릉아이스아레나에 자리한 관객들은 숨을 죽인 채 연기를 감상했다. ‘피겨 여왕’ 김연아도 경기장을 찾았다.

전날 라틴 음악에 맞춘 쇼트 댄스가 정열적이고 발랄한 이미지였다면, 이번 프리 댄스는 애절하고 서정적인 분위기였다. 한국 무용을 연상시키는 동작으로 안무를 시작한 두 선수는 겜린이 제자리에서 민유라를 들어 올리는 첫 과제 스테이셔너리 리프트(레벨4)를 안정적으로 마쳤다. ‘홀로 아리랑’ 가사가 시작되고 한국적인 안무를 이어간 민유라-겜린은 두 선수가 원형으로 이동하는 서큘러 스텝 시퀀스(레벨3)에 이어 난도 높은 콤비네이션 스핀(레벨4)도 잘 마무리했다. 음악이 절정으로 치달으면서 겜린이 민유라를 들고 직선으로 이동하는 고난도 스트레이트 라인 리프트(레벨4)를 멋지게 해내자 관중석에선 뜨거운 박수가 나왔다. 코레오그래픽 스피닝 무브먼트와 코레오그래픽 댄스 리프트까지 9가지 과제를 모두 수행한 둘은 바닥에 앉아 한 손을 들어 올리는 자세로 연기를 마쳤다. 기술점수(TES) 44.61점, 예술점수(PCS) 41.91점을 합쳐 86.52점을 받아 합계 144.74점을 기록했다.

민유라는 경기 뒤 “아리랑을 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기분이 좋았다”며 “끝나서 조금 슬프다. 너무 긴장 없이 마음 편히 경기할 수 있었고, 팬들이 많이 응원해주셔서 감사하다”고 말했다. 이어 이날 김연아가 직접 관전했다는 말을 듣고는 “김연아 선수도 보고 있어서 너무 좋다. 올 줄 몰랐다”며 활짝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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