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윤성빈이 16일 강원도 평창군 슬라이딩센터에서 열린 남자 스켈레톤 경기에서 금메달을 따낸 후 관중석을 향해 큰절을 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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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평창특별취재팀 조희찬 기자] 새로운 스켈레톤 황제로 등극한 윤성빈(24)이 올림픽 금메달이 확정되자 관중석을 향해 큰절을 올렸다. 열광적인 응원을 해준 관중과 어머니, 그리고 자신을 키워준 외할머니에게 한 인사이기도 했다.
윤성빈은 아버지를 일찍 여의고 홀어머니 밑에서 자랐다. 초등학교 4학년 때부터 중학교 1학년 때까지 어머니와 떨어져 시골 외할머니 손에서 컸다. 윤성빈의 외할머니 하순엽(84)씨는 손자가 아시아 최초로 썰매 종목 금메달을 확정 지은 16일 평창 알펜시아 슬라이딩센터를 찾았다. 휠체어에 몸을 맡겨야 할 정도로 거동이 힘들지만 손자가 금메달을 획득하는 모습을 직접 보기 위해 불편한 몸을 이끌고 왔다. 하 씨는 손자가 “생전 군소리를 안했다”며 “참 말 잘 듣는 손자”라고 했다.
윤성빈은 앞서 할머니와 짧은 전화통화에서 “할머니 경기 잘 할게요”라고 했고 그 약속을 금메달로 지켰다. 그는 이날 4차 시기에서 50초02를 기록했고 합계 3분20초55로 우승을 차지한 후 유승민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선수위원의 인사를 받자마자 뒤를 돌아 곧장 관객석의 가족과 국민을 향해 큰절을 했다. 하 씨는 전광판 위 손자의 이름을 바라보며 “손자 키운 보람이 있다”고 환하게 웃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