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생’ 박병은 “실제 연애도 마상구처럼…이해 우선”(인터뷰)

  • 등록 2017-12-01 오후 4:42:32

    수정 2017-12-01 오후 4:42:32

박병은은 스타트업 회사 대표라는 설정을 표현하고자 안경 착용을 제안했다. 직접 안경을 고르는 등 심혈을 기울여 캐릭터를 완성했다.사진=씨제스엔터테인먼트 제공)
[이데일리 스타in 김윤지 기자]차세대 ‘마블리’가 탄생했다. 28일 종영한 케이블채널 tvN 드라마 ‘이번 생은 처음이라’(극본 윤난중, 연출 박준화, 이하 ‘이번생’) 속 마상구 대표 역을 맡은 배우 박병은이다. 박병은은 2015년 영화 ‘암살’에서 전지현의 약혼자로 잔인한 일본 장교로 주목 받았다. 이후 주로 악역 캐릭터로 깊은 인상을 남겼다. “고착되는 것 아니냐”는 일부 우려에도 그는 자신감이 넘쳤다. 자신에 대한 믿음이었다. ‘이번생’은 박병은에 대한 편견을 보기 좋게 깨뜨린 작품이었다.

◇“자연스러운 연애, 기다리고 있어요.”

마상구는 스타트업 회사의 CEO로, 대기업 대리 우수지(이솜 분)와 러브라인을 그렸다. 회사에서는 직원들과 허물없이 어울리고, 연애할 때는 한 여자만 바라보는 순정남이었다. 현실에 얽매인 남세희(이민기 분)나 심원석(김민석 분)와 비교해 상대적으로 판타지에 가까운 설정이었다. 그의 생각은 달랐다. 그는 “현실에서 충분히 있을 수 있는 남자”라고 반문했다.

“현실에서 충분히 있을 수 있는 남자 아닌가요? 상대방과 싸우지 않는 모습들은 저에게도 있는 모습이에요. 돌아보면 오랜 기간 연애를 했어도 크게 싸운 적이 없어요. 우수지에 대한 감정도 연민과 사랑에서 시작했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받아들였어요.”

그는 상대역인 이솜에 대한 애정과 신뢰를 드러냈다. 대본 리딩날 처음 만난 이솜은 수줍음이 많았다. 친밀하게 다가가고자 했던 박병은의 노력은 빛을 발했다. 극중 애드리브를 찰떡처럼 주고받았다. 마지막회 라면신도 현장에서 만들어진 장면이었다. 덕분에 드라마 첫 키스신 역시 “부담감 전혀 없이 자연스럽게 소화했다”고 말했다.

“실제 결혼관이나 연애관에 영향이요? 전혀 없어요. (웃음) 자연스럽게 다가올 사랑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그런 사람이 있을 거라 생각해요.”

◇“눈물신, 나도 모르게…윤보미 귀여운 반응”

극중 우수지는 마상구에게 회사를 팔면 교제하겠다고 과격한 제안을 했다. 고심 끝에 마상구는 “회사는 못 팔겠다”고 눈물을 흘린다. 그 모습에서 우수지는 마상구의 진심을 읽고 키스를 한다. 순수하면서도 코믹한 마상구의 캐릭터가 돋보이는 신이다. 원래 대본 지몬은 차 안에서부터 엉엉 우는 것으로 적혀 있었다. 박병은은 시작도 전 골목길에서부터 눈물을 흘렀다. 그는 “아직도 경험하지 못한 신선한 경험들이 많다”고 말했다.

“그 장면에 윤보미 씨가 놀랐어요. 제 매니저에게 다가가서 ‘상구 오빠 괜찮은 거죠?’라고 물어봤대요. 실제 저를 염려스럽게 대했어요. 나중에 매니저한테 전해 듣고 ‘참 귀엽다’고 생각했어요.”

이렇게 박병은은 코믹과 정극을 자유자재로 넘나든다. 한때는 악역 전문배우였다. ‘이번생’ 이후 달라진 점을 묻자 “좋게 봐주셔서 고맙지만 박병은이란 배우의 긴 연기 인생에서 한 부분”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앞으로 다양한 캐릭터를 연기할 것이다. 이렇게 코믹한 캐릭터도, 혹은 전처럼 악역을 할 수도 있다. 기회가 주어졌다는 데 감사하고, 무엇이든 열심히 할 것”이라고 담담히 답했다.

“주변에서 ‘이번생’ 이후 달라진 반응을 물어봐요. 실은 잘 모르겠습니다. 강원도에서 영화 ‘안시성’을 병행하고 있거든요. 그곳에선 조인성 씨도 못 알아봅니다.(웃음)”

사진=씨제스엔터테인먼트 제공
◇베테랑 낚시광…“자가 주택은 아직”

평소엔 박병은은 특유의 소탈함으로 유명하다. 인터뷰 내내 그의 재치 있는 말투에 웃음이 끊이지 않았다. 그는 “드라마에서 다루는 사랑, 일, 집 등 누구나 한번쯤 해볼 고민”이라며 “특히 나이가 차면서 편하게 쉴 수 있는 공간의 필요성을 절실히 느낀다. 재미난 점은 저를 포함해 배우들이 다 자가 주택이 없다. 서로 부동산에 대한 현실적인 이야기를 나눴다”며 솔직한 이야기를 풀어냈고, 초등학교 3학년 때부터 낚싯대를 잡은 낚시광으로서 “연예계에서 낚시로는 정점이 아닐까 싶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연기에 있어선 누구보다 진지했다. 그의 정체성은 언제나 배우에 뿌리를 내리고 있었다. 안양예고, 중앙대 연극영화과 출신으로, 배우로서 정석의 길을 걸어왔다. 그야말로 20년 넘게 한 길이었다. 그럼에도 “한 번도 연기가 아닌 다른 직업에 한눈을 판 적 없다”고 강조했다.

“현장에 나가는 게 늘 즐겁고 설레요. 온전히 저의 힘으로 사람들을 기쁘게, 슬프게 하는 직업이잖아요. 인간의 역사를 함께 시작한 직업이 지금까지 있습니다. 배우는 세상에서 가장 위대한 직업이에요.”

사진=씨제스엔터테인먼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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