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림' 이병헌 감독 "세계관 의도 無, 배역 이름 돌려 쓴 이유는" [인터뷰]③

  • 등록 2023-04-24 오후 6:16:01

    수정 2023-04-24 오후 6:24:39

[이데일리 스타in 김보영 기자] 영화 ‘드림’ 이병헌 감독이 전작들부터 이어진 ‘이병헌 유니버스’에 대한 솔직한 생각과 배역 이름과 관련한 뒷 이야기를 털어놨다.

이병헌 감독은 24일 영화 ‘드림’의 개봉을 앞두고 서울 종로구의 한 카페에서 취재진과 인터뷰를 진행했다.

오는 26일 개봉을 앞둔 ‘드림’은 개념 없는 전직 축구선수 홍대(박서준 분)와 열정 없는 프로듀서(PD) 소민(아이유 분)이 집 없는 오합지졸 국대 선수들과 함께 불가능한 꿈에 도전하는 이야기를 그린 영화다. 강렬한 캐릭터들의 신선한 조합, 듣는 재미를 더하는 말맛 티키타카로 개봉 전부터 뜨거운 화제를 모으고 있다. 한류스타인 박서준과 아이유의 첫 만남, 영화 ‘바람 바람 바람’, ‘스물’, 드라마 ‘멜로가 체질’을 비롯해 1600만 관객을 동원한 ‘극한직업’의 이병헌 감독이 약 4년 만에 선보인 신작으로 일찌감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이날 오전 기준 예매율 80.3%(6만 2574명)로 압도적 1위를 기록하며, 지난해 말부터 이어진 한국영화의 침체기를 끝낼 구원투수로 등극할지 관심이 쏠린다.

이병헌 감독은 2008년 강형철 감독의 영화 ‘과속스캔들’의 각색가로 영화에 입문했다. 초기 시절을 강형철 감독 및 영화 ‘남자사용설명서’, ‘킬링 로맨스’의 이원석 감독과 함께한 그는 2013년 6월 페이크 다큐멘터리인 ‘힘내세요, 병헌씨’로 주목을 받은 뒤 2015년 3월 영화 ‘스물’로 첫 장편 상업영화를 연출했다. 이후 2018년 ‘바람 바람 바람’을 거쳐 2019년 그의 인생작인 영화 ‘극한직업’이 1600만 관객을 기록하며 국내를 대표하는 흥행 감독에 등극했다. 특히 ‘극한직업’은 현재까지 국내 개봉 영화 통틀어 매출액 1위를 기록 중인 메가 히트작이다. 이후 같은 해 드라마 ‘멜로가 체질’이 2030 세대 사이 탄탄한 마니아 팬덤을 형성하며 호평을 이끌면서 ‘이병헌 장르’, ‘이병헌 유니버스’란 수식어까지 보유하게 됐다. 웃기기도 흥행하기도 어렵다는 코미디 장르로 상업적 흥행, 완성도 호평 일석이조를 경험한 몇 안 되는 감독이기도 하다.

이번 영화 ‘드림’의 관전포인트 중 하나는 드라마 ‘멜로가 체질’, ‘극한직업’ 등에 출연한 배우들이 대거 카메오로 모습을 드러낸다는 점이다. 이병헌 감독의 전작들을 봤던 관객들이라면 익숙한 반가움과 웃음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다. 특히 ‘드림’의 사실상 주인공이라 할 수 있는 홈리스 축구선수를 연기한 양현민과 홈리스 축구팀 사업국장 역의 허준석은 ‘힘내세요, 병헌씨’부터 ‘스물’, ‘바람 바람 바람’, ‘극한직업’, ‘멜로가 체질’ 등 이 감독의 전작에 한 번도 빠짐없이 출연한 단골 손님이다. ‘이병헌 감독의 페르소나’란 별명으로도 불린다. 범수 역의 배우 정승길도 이병헌 감독의 전작 ‘멜로가 체질’에서 호흡한 바 있다. 이외 한준우, 윤지온, 김명준, 이학주 등 전작들에서 신스틸러로 활약한 이들이 카메오로 또 한 번 존재감을 빛냈다.

이병헌 감독은 이에 대해 “한마디로 편안한 단골집을 찾아가는 기분이랄까”라며 “아무래도 ‘드림’에선 저랑 새롭게 작업하시는 배우들이 주인공이다 보니 자연스레 편안하게 마음 놓고 작업할 수 있는 배우들도 찾게 되더라. 그런 배우들이 누굴까 생각하고 캐스팅을 하다 보니 이런 결과가 나왔다”며 “이를 둘러싼 관객 분들의 반응을 지켜보는 것도 재미있고 웃기더라. 특히 홍대(박서준 분)의 소속사 관계자로 나온 한준우, 윤지온, 이학주 씨 세 사람을 보고 닮았다고 하는 반응도 기억에 남는다”고 전했다.

이병헌 감독의 전작들을 본 관객들이라면 눈치챌 또 다른 포인트 중 하나는 ‘배역 이름’이다. ‘드림’에서 주요 등장인물의 이름으로 쓰인 홍대, 범수, 소민, 환동, 효봉, 문수, 인국 등은 ‘멜로가 체질’ 등 전작들에서도 애용된 이름이다.

이를 흥미롭게 지켜본 일부 팬들은 ‘드림’ 역시 ‘이병헌 유니버스’의 확장버전이 아닌지 추측하기도. 반면 이에 대해 이병헌 감독은 “홈리스 월드컵 이야기를 다루면서 감히 내 유니버스를 담을 수 없었다”고 선을 그으며, “물론 ‘유니버스’란 수식어를 붙여주신 것은 너무 감사하지만, 제 개인적으론 나의 세계관을 구축하려 한 생각은 없었다. 코미디 장르에 갇힐 생각도 없다. 내가 가장 잘할 수 있는 걸로 시작해보자 하고 ‘코미디’를 내세웠지만, 당연히 다른 장르도 도전할 생각이 있다. 물론 좀 더 공부가 돼 준비가 되면 말이다”고 솔직한 생각을 전했다.

배역 이름을 돌려쓴 목적도 순전히 작품을 만드는데 드는 정신적 노동량을 최대한 단축시키려는 효율적 행동의 일환일 뿐이었다고 부연했다. 이병헌 감독은 “이름 하나 짓는데 괜한 의미를 부여해 시간과 노동력을 들일 바에 다른데 시간을 투자하는 게 낫다고 생각했다. 이름 하나 짓는데도 많은 신경을 쓰고 싶지 않아서 단순히 친한 친구들의 이름을 갖다 쓴 것”이라며 “이름 짓는데 드는 노고라도 줄이고 싶었다. 물론 이젠 제 전작들이 화제가 돼 관객들에게 너무 들켜버린 느낌이라 다음 작품부터는 돌려쓰지 않으려 한다”고 털어놔 웃음을 자아냈다.

이어 “‘극한직업’이 흥행하고 난 뒤 이름을 빌려줬던 친구들은 물어보지도 않았는데 자기들 선물을 고르고 있더라. 그땐 왜 그러나 했는데 지금 생각해보면 빌려준 이름값을 돌려받고 싶었나 보다”라고 너스레를 떨어 폭소를 유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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