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대통령' 도전, 박용성 "인맥, 경험 아까워"

  • 등록 2009-02-10 오후 4:30:13

    수정 2009-02-10 오후 4:30:13

[노컷뉴스 제공] " 인맥과 경험을 썩히기가 아까웠다 "

박용성(69) 전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이 '한국 스포츠 대통령'을 뽑는 대한체육회장 선거 출마를 공표했다.

박용성 전 IOC위원은 10일 중구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 오랜 기간 체육계에서 쌓아온 인맥과 경험을 썩히기가 아까웠다 " 는 말로 체육회장 출마를 결심하게 된 이유를 밝혔다.

" 얼마전 김정행 대한유도회 회장이 직접 찾아와 한국 체육을 위해 봉사해달라고 요청했을 때는 단호히 거절했었다 " 는 박용성 전 IOC 위원은 " 그러나 많은 분들로부터 같은 요청을 받았고 고심 끝에 지난 일요일(8일) 출마를 결심했다 " 며 출마를 결심하게 된 과정도 밝혔다.

이번 체육회장 선거에 출마하는 후보자 가운데 가장 중량감 있는 후보로 꼽히는 박용성 전 IOC 위원은 1986년부터 10년간 대한유도회 회장을 맡았으며 1995년부터 2007년까지, 12년간 국제유도연맹(IJF) 회장을 역임한 바 있다. 또 2002년부터 2007년까지는 IOC 위원으로 활동하는 등 오랜 기간 국내외 스포츠 무대에서 왕성한 활동을 해왔다.

그러나 두산그룹 회장 재임 시절이던 지난 2006년 기업 비리로 사법처리 되면서 IOC 위원 자격이 13개월 동안 정지되기도 했다. 2007년에는 국제유도연맹 회장 선거에서 장기 연임에 대한 유럽연맹의 반발로 승산이 없자 자진 사퇴, 국제연맹 회장 자격으로 획득한 IOC 위원직을 자동 상실하는 등 매끄럽지만은 못했다.

이에 대해 박용성 전 IOC위원은 " 2년전 일은 기업의 고질적인 병폐였고, 부끄럽게 생각한다. 그러나 정부에서 사면해준데 이어 IOC에서도 상실된 자격을 다시 회복해줌으로써 체육계에서 이해를 해줬다 " 고 말했다.

대한체육회장에 당선될 경우, 겸임하게 되는 대한올림픽위원회(KOC) 위원장 자격으로 IOC 위원에 재도전할 의사는 없는지를 묻자 " IOC 위원 정년이 70살 " 이라며 재도전은 없을 것이라고 못박았다.

또 IJF 선거와 관련된 잡음에 대해서는 " 10년을 하다 보면 적이 생기게 마련이다 " 며 " 평창의 2014년 동계올림픽 유치를 위해 1년간 뛰어다니면서 연맹을 신경 못썼고 그 사이 경쟁자가 많은 활동을 해 연맹이 완전히 두 조각 나 있었다. 이러다가는 (두 파로 갈려) 사고 단체가 될 것 같아 자진 사퇴했다 " 고 설명했다.

체육회장에 당선될 경우 한국의 스포츠 외교력 강화와 대한체육회의 경제적 자립을 위해 힘쓸 계획임도 밝혔다.

" 한국이 베이징올림픽에서 7등을 했지만 현재 한국의 국제 스포츠계 위상은 7등이 아니다 " 고 지적한 그는 한국의 위상을 높이기 위해서는 국제 회의와 같은 세계 스포츠 무대에 전문 인력을 일관성과 연속성을 갖고 내보내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또 " 경제적 능력 없이 체육회의 자립은 불가능하다 " 고 꼬집으며 " 외국의 체육단체 처럼 고정 수입을 확보해야 한다. 재정 자립을 바탕으로 선순환이 가능한 운영구조가 마련되어야 한다 " 고 말했다. 그러나 이것이 국민체육진흥공단 흡수를 의미하는 것은 아님을 강조했다.

현재 두산 그룹 회장과 중앙대 이사장을 맡고 있는 그는 " 기업하는 사람은 밑지는 장사 안한다 " 며 " 승산없는 싸움이라면 시작 안했다 " 는 말로 19일 대의원총회에서 실시되는 제37대 체육회장 선거에 대한 강한 자신감을 피력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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