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AIA, 손흥민 토트넘 이적에 환호하는 이유

  • 등록 2015-09-02 오후 1:57:12

    수정 2015-09-02 오후 1:57:12

독일 분데스리가 레버쿠젠을 떠나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토트넘으로 이적한 손흥민
[이데일리 스타in 이석무 기자] ‘손세이셔널’ 손흥민(23)이 독일 분데스리가 레버쿠젠에서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토트넘으로 이적했다. 축구선수 한 명이 소속팀을 옮겼을 뿐인데 기업들의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손흥민의 이적으로 쾌재를 부르는 대표적인 곳은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중계권을 보유한 스포츠전문 케이블채널인 SBS 스포츠다. SBS 스포츠 입장에선 마치 가만히 앉아서 로또를 맞은 듯한 분위기다.

SBS 스포츠는 손흥민의 지난 28일 이적이 발표된 뒤 공식 페이스북 “‘환영합니다. #손흥민 #토트넘 #EPL #기다렸어요 #빠르다_스브스 #손세이셔널’”이라며 발 빠르게 환영의 뜻을 전했다.

SBS 스포츠 관계자는 “박지성 은퇴 이후 EPL이 시청률 면에서 다소 떨어졌던 것이 사실이다”며 “손흥민의 가세로 분위기가 바뀔 것으로 보인다. 손흥민이 골을 넣는 스트라이커라는 점에서 기대가 크다”고 밝혔다.

또한 “광고는 월 단위 계약으로 이뤄진다. 손흥민이 경기에 나와 가시적 성과를 보이면 지금보다 더 나은 광고 계약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돈도 돈이지만 채널 브랜드 가치 측면에서도 큰 도움이 될 것”고 강조했다.

반면 이번 시즌부터 독일 분데스리가 중계권을 획득한 신생 스포츠채널 JTBC3 폭스 스포츠는 마치 초상집 분위기다.

중계권료 구매를 위해 막대한 돈을 투자한 것으로 알려진 JTBC3 폭스 스포츠는 손흥민의 이적설이 수면 위에 오르자 공식 페이스북에 ‘#안돼오 손흥민 #우린 어쩌라고’라는 내용의 해시태그를 붙이며 긴장감을 감추지 못했다.

이어 이적 공식 발표까지 나오자 ‘백넘버 7번 #님은 갔습니다 #사랑하는 나의 님은갔습니다 #님의침묵 #토트넘 #EPL #분데스리가 #잘해라 손흥민 #다이해해 #님은 갔습니다’라는 해시태그와 함께 한용운 시인의 ‘님의 침묵’의 시 전문을 올리며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JTBC3 폭스 스포츠 관계자는 “손흥민이 이적하게 돼 아쉬운 게 사실이다”면서도 “그래도 여전히 분데스리가는 가장 많은 한국선수들이 활약하고 있다. 축구팬들의 관심이 식지 않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JTBC3 폭스 스포츠는 분데스리가 경기를 매주 최대 7경기씩 중계한다는 계획이다.

손흥민의 전 소속팀 레버쿠젠의 메인스폰서를 맡고 있는 LG전자도 씁쓸하기는 마찬가지다. LG전자는 손흥민이 2013년 6월 함부르크에서 레버쿠젠으로 이적하자 두 달 뒤인 8월에 레버쿠젠과 메인스폰서 계약을 맺었다. 계약조건은 3년간 연간 500만 유로(약 66억원)에 이른다.

심지어 LG전자는 손흥민과 레버쿠젠을 국내에 초청해 친선경기를 치르는 등 국내외에서 홍보효과를 톡톡히 봤다. 하지만 손흥민이 팀을 떠나면서 더이상 ‘손흥민 효과’를 보기는 어려워졌다.

그래도 LG전자는 손흥민의 이적과 관계없이 레버쿠젠의 메인스폰서 계약을 유지한다는 계획이다. 레버쿠젠이 독일 분데스리가에서 손꼽히는 명문구단인데다 레버쿠젠이 유럽 챔피언스리그에 진출하면서 독일 및 유럽 내 기업 인지도가 크게 올라갔다고 평가하고 있다.

손흥민의 새로운 소속팀 토트넘의 유니폼 메인스폰서는 홍콩에 본사를 둔 다국적 보험회사 AIA다. 토트넘이 손흥민을 영입한 배경에는 아시아 마케팅을 강화하려는 AIA의 의지가 크게 작용했다는 후문이다.

마크 터키 AIA생명 회장은 축구선수 출신이다. 그는 예전 인터뷰에서 “프리미어리그는 AIA 본거지인 아시아에서 5억명 이상이 시청할 정도로 홍보 효과가 뛰어나다”며 “아시아 시장 확장에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AIA마크가 새겨진 토트넘 유니폼을 아시아 최고의 선수가 입고 뛰는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국내에서 손흥민을 마케팅에 활용하려는 구체적 움직임은 아직 보이지 않는다. 하지만 손흥민이 AIA의 얼굴이 되는 것은 시간문제라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공통된 시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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