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약 앞선 다르빗슈 유(27·텍사스 레인저스)의 성공이 보지 못했다면 양키스가 다나카에게 1억7500만달러라는 어마어마한 거액을 베팅하는 데 편안함을 느꼈을지 확신하지 못하겠다”고 미국 지상파인 ‘FOX 스포츠’가 23일(한국시간) 보도했다.
미국진출 2년 만에 사이영상급 투수로 우뚝 선 선배 다르빗슈의 활약 덕분에 아직 메이저리그에서 전혀 검증되지 않은 다나카가 이런 초특급 대우를 받을 수 있었다는 것이다.
그러나 방송은 마냥 좋아할 건 아니라는 입장이다. “다나카가 다르빗슈보다 연평균 700만달러 이상을 더 받는다는 사실은 믿기 힘들다. 이는 곧 월드시리즈(WS) 우승에 목마른 양키스에서 지체 없이 에이스 역할을 맡아야함을 의미한다”고 우려했다.
다시 말해 다나카는 데뷔와 동시에 엄청난 중압감에 시달릴 수 있다는 뜻이다. 가뜩이나 뉴욕은 언론이 시끄럽고 팬들이 극성스럽기로 악명 높다.
“텍사스 레인저스는 다르빗슈에게 즉시 어떤 압박감을 안기지 않으려 노력하며 성공을 도왔다”면서 “더군다나 뉴욕에서 뛴다는 부담감까지 더해지면 다나카는 ‘엄청난 도박(enormous gamble)’이 아닐 수 없다”고 꼬집었다.
“포스팅시스템 변화에 따른 사실상의 국외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을 수 있었던 운도 따랐지만 다나카는 특히 그가 느끼는 고마움의 거의 모두를 반드시 다르빗슈에게 전달해야 하고 큰 빚을 진 것이나 다름없다”고 대박계약의 이면을 풀이했다.
펜실베니아주 필라델피아의 유력 일간지인 ‘필라델피아 데일리뉴스’는 스포츠 칼럼을 통해 “결과적으로 다나카 영입전에 뛰어들지 않은 필리델피아 필리스 구단이 영리했고 반대로 양키스는 간단하게 말해 제정신이 아니다(insane)”고 비판했다.
신문은 “필라델피아라는 도시는 미국에서 5번째로 큰 미디어 시장을 가졌고 새 홈구장 ‘시티즌스 뱅크 파크’ 개장 이후 거의 매일 매진행렬을 이루며 ‘컴캐스트’ 방송국과 25년간 25억달러짜리 새 중계권 계약을 맺었음에도 현 시장상황상 양키스와 LA 다저스 같이 놀 수는 없다”고 운을 뗐다.
“양키스와 다저스를 제외하고 아직 메이저리그에서 공 한번 던져보지 않은 동양인 투수에게 7년 1억5500만달러를 투자할 구단은 없다”며 “이는 그야말로 큰 위험을 감수하지만 터지면 대박인 ‘고위험/고이익의 도박(high-risk/high-reward gamble)’과 같다”고 언급했다.
어떤 의미에서 양키스의 이런 행보는 다른 구단들 눈에 안하무인격으로 비춰진다고 비판의 강도를 높였다. “올해 당장 2200만달러를 받게 되는 다나카가 어떻게 4차례 올스타에 8년간 메이저리그에서 뛰며 99승을 거둔 콜 해멀스(30·필라델피아 필리스)와 비슷한 몸값인지 의문인데다 이렇게 선수들의 시장가를 앞뒤 안 가리고 올려놓으면 가난한 구단들은 앞으로 어떻게 자기 선수들을 지켜야하는지 모르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스포츠 전문방송인 ‘ESPN’은 일본 현지에서 다나카를 오랫동안 체크했던 스카우트의 말을 인용해 성공 가능성을 점쳤다.
다나카에 정통한 스카우트에 따르면 “그는 스태미너와 집중력이 좋은 잘 연마된 투수로 패스트볼(빠른공) 구속이 96마일(약 155km)에 이르고 커브, 슬라이더, 커터, 스플리터 등을 섞어 던진다. 이중 스플리터가 특히 좋은 걸로 인정받지만 스플리터 외 메이저리그에서 평균이상 수준급으로 꼽힐 만한 구종이 없어 그의 스터프와 최고점은 아무리 높게 잡아도 다르빗슈 밑”이라는 평가가 내려졌다.
결론은 “빅리그에서 던질 준비가 된 견고한 투수” 수준이라는 것이다. 역대급인 2250만달러 연봉을 받는 확실한 에이스로 보기는 힘들다는 게 대체적인 시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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