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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진 감독의 열 번째 연출작인 영화 `로맨틱 헤븐`은 천국을 소재로 한 이야기의 소박한 매력이 돋보이는 판타지 로맨스다.
사랑하는 아내를 먼저 떠나 보낸 민규(김수로), 그를 안타깝게 바라보며 사랑하는 변호사 경자(유선), 암 투병중인 엄마를 위해 골수 기증자를 찾아 나서는 미미(김지원), 미미의 엄마를 살릴 수 있는 지명수배자를 쫓는 김형사(임원희), 평생 가슴에 묻어둔 할아버지의 첫사랑을 찾아 나서는 지욱(김동욱) 등 영화 속 다양한 인물들은 각자의 목표를 향해 고군분투하며 서로 얽히고 설키는 인연을 만들어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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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 4장으로 구성, 각각의 인물의 스토리를 보여주며 극을 이끌어가는 이 작품의 이야기 전개는 다소 밋밋하고 헐겁게 느껴질 수도 있다. 영화 전체를 관통하는 뚜렷한 갈등 구조 없이 천천히 흘러가듯 보여주는 2시간이 넘는 러닝 타임이 다소 길게 보일만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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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시절로 돌아간 할머니 분이 역으로 분해 노인다운 말투나 행동을 자연스럽게 표현해 낸 아역배우 심은경의 호연도 작품의 맛을 제대로 살렸다.
유럽의 전원 마을을 그려낸 듯한 모습으로 천국을 표현, 100% 컴퓨터 그래픽을 이용해 구현해 낸 천국의 이미지는 다소 동화같은 어색함 속에서도 따스함을 준다.
장 감독은 "각박하게 돌아가는 최근 한국 사회의 모습을 보며 살면서 슬프고 우울한 이들에게 작은 위로를 주고 싶었다"고 기획 의도를 밝혔다. 봄 극장가에서 부담 없이 여유로운 웃음을 찾고 싶은 관객들이라면 후회 없는 선택이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