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 입단 이천수, '어게인 2005' 다짐

  • 등록 2008-07-30 오후 7:25:12

    수정 2008-07-30 오후 7:36:44

▲ 국내무대에 복귀한 이천수(왼쪽)가 차범근 감독과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제공=수원삼성)

[이데일리 SPN 김삼우기자] 우여곡절 끝에 임대 선수로 K리그에 복귀한 이천수(27)가 “다시 일어서겠다”고 다짐했다. 

수원 삼성과 1년 임대 계약에 합의한 이천수는 30일 선수단 상견례를 가진 뒤 “스페인 프리메라리가에서 돌아온 2005년과 같은 상황이다”며 “아쉬움을 뒤로 하고 당시와 같은 영광을 재현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이천수는 2003년 울산 현대에서 스페인 프리메라리가의 레알 소시에다드로 이적했으나 이렇다할 활약을 보이지 못해 2004년 누만시아 임대 선수를 거쳐 2005년 시즌 중 울산으로 복귀, 그해 K리그 14경기에서 7골 5어시스트를 기록하며 팀을 정상으로 이끌었고 최우수 선수(MVP)로 선정된바 있다.

다음은 수원 구단이 전한 이천수와의 일문일답.

-소감은.
▲예전부터 수원 유니폼 입는 것을 상상했다.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리는 꿈도 많이 꿨다. 이제 상상이 현실로 된 만큼 수원에 우승 트로피를 안겨주도록 최선을 다 하겠다. 잘하는 팀에 와서 부담도 된다. 그러나 그것이 내게는 플러스가 될 수도 있다. 꼭 우승하겠다. 그래야 수원도 이천수 영입이 잘된 것이라는 말을 듣지 않겠는가?

- 입단은 언제 결정됐는가.
▲2~3일 전부터 협상이 급진전돼 어제(29일)밤 임대 계약으로 최종 진행됐다.
- 유럽에서 실패하고 다시 돌아왔는데.

▲개인적으로 유럽에 나가고 싶어 진출했다. 성공을 하고 싶었지만 생각만큼 쉽지 않았다. 스스로 아쉬웠고 생각을 많이 했다. 하지만 아쉬움을 뒤로 하고 수원에 온 만큼 2005년의 영광을 재현하려고 한다. 2005년 그때도 지금과 같은 상황이었다. 좋은 생각만 하고 있으며 리그가 끝났을 때 유럽에서 실패하고 돌아왔다는 말을 듣지 않도록 열심히 하겠다.

- 수원과 라이벌 관계인 친정팀 울산과 상대할 땐 남다른 느낌일 것 같은데.
▲그 동안 K-리그에서는 울산에서만 뛰었다. 후반기에 울산 원정(9월 13일)이 있다고 들었는데 가장 기대된다. 수원에 온 만큼 수원 선수로서 울산을 꼭 이기겠다.

- 유럽 재진출을 생각하는가.
▲1년 동안 수원에서 뛰어야 하는 만큼 유럽 재진출 생각은 당분간 하지 않으려고 한다. 1년 뒤 내가 잘했으면 수원에 계속 있을 것이고 그렇지 않을 경우에는 다른 팀을 찾아야 할 것이다.(웃음)

하지만 개인적으로 자신이 있다. 특히 나를 아들처럼 대하는 차범근 감독께서 도와주겠다고 말씀하셨다. 잘할 수 있을 것이다. 수원에서 다시 시작하는 마음으로 시작하겠다.

- 울산에서 뛸 당시 수원 서포터 그랑블루와 악연이 있었는데.
▲상대팀으로 수원에 왔었고 여러 일들이 있었다. 이제 수원에 온 만큼 팬 여러분에게 사랑 받고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이겠다. 팬들이 좋아하고 팬들을 사로잡는 플레이를 펼칠 생각이다.

-올 시즌 부상 등 여러 사정으로 출전기회를 잡지 못했다. 경기력 저하가 우려되는데.
▲생각보다 많은 경기를 뛰지 못했고 수술도 했다. 그래서 경기 감각을 찾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 내 노력에 달린 만큼 내가 얼마나 많은 땀을 흘리느냐에 달려있다. 수원에 좋은 선수들이 많은 만큼 이들과 함께 볼을 차며 감각을 끌어올리겠다. 골도 넣고 도움도 주는 선수가 되겠다.

-최전방 공격자원에 비해 측면 자원이 부족한 수원이 거는 기대가 큰데.
▲감독이 원하는 자리는 어떤 자리가 되던 최선을 다하겠다는 생각뿐이다. K-리그에서 공격은 어느 위치든 한 번씩 다해봤다. 그러나 가장 중요한 것은 내 자신이 어떻게 행동하느냐에 달려있다.

- 언제쯤 경기 출전을 목표로 하고 있는가.
▲부상 치료 후 주로 러닝을 하고 있다. 현재로서는 8월 23일 경남 원정 경기를 목표로 삼고 있다. 빨리 재활을 끝내고 선수들과 융화되고 싶다.

- 후반기에 몇 골 정도 넣고 싶은지.
▲100대0이 되도 101번째를 넣고 싶은 게 골이다. 내 축구인생이 거기에 있다. 수원에서도 넣을 수 있을 만큼 넣고 싶다. 물론 동료가 더 좋은 상황을 얻을 경우엔 도울 것이다. 3가지 목표가 있다. 첫째는 수원의 우승, 둘째는 동료와의 융합 그리고 세 번째가 골이다.

- 배번은.
▲앞 쪽 번호는 26번과 28번만 있어 28번으로 정했다. 28번은 지금까지 축구를 하면서 처음 달아본다. 내가 늦게 왔기 때문에 높은 숫자의 번호를 단 것이지만 2+8=10이 되기에 10번을 단것처럼 생각하고 있다. 내 나이도 올해 28세이기에 여러 모로 인연이 있는 번호가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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