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한별을 달라지게 만든 대선배 최상호의 조언 "힘 좀 빼고 부드럽게 쳐라"

KPGA 선수권 둘째 날 6타 줄이며 상위권 도약
"거리를 줄여라" 선배 조언 듣고 힘빼고 부드럽게 스윙
"거리는 비슷하게 가고 정확성은 더 높아지는 효과"
"오늘처럼 치면 우승 경쟁도 해볼만"
  • 등록 2024-06-08 오후 3:29:16

    수정 2024-06-08 오후 3:29:16

김한별이 9번홀 그린 주변에서 어프로치 샷을 하고 있다. (사진=이데일리 골프in 김상민 기자)
[양산(경남)=이데일리 스타in 주영로 기자] “최대한 힘을 빼고 부드럽게 치려고 했더니 거리 손실 없이 똑바로 날아갔다.”

백전노장의 한마디가 김한별(28)에 큰 가르침을 줬다. 공을 더 멀리 보내기 위해 세게 치는 데 집중해 왔는데 ‘거리를 줄여야 한다’라는 조언은 김한별의 경기를 달라지게 했다.

8일 경남 양산시 에이원 컨트리클럽(파71)에서 열린 KPGA 선수권 대회 with A-ONE CC(총상금 16억원) 둘째 날. 김한별은 비가 내리는 궂은 날씨 속에도 버디 7개에 보기는 1개로 막아 6언더파 65타를 때려냈다. 사흘 합계 8언더파 205타를 적어내고 경기를 마친 김한별은 순위를 20계단 이상 끌어올리며 우승 경쟁에 뛰어들었다.

김한별은 이번 대회 1,2라운드에서 KPGA 투어 최다승 기록보유자 최상호(69)와 함께 경기했다. 백전노장이자 50년 가까이 투어 활동을 한 최상호와의 경기는 그 자체만으로 큰 가르침이었다. 김한별은 이틀 동안의 경기를 끝낸 뒤 최상호에게 다가가 “슬럼프가 왔을 때 어떡하면 극복할 수 있냐”라고 조언을 구했다. 최상호는 후배에게 “많은 훈련량이 중요하다”라며 “슬럼프가 와도 훈련을 통해 극복하면 분명히 한 단계 성장한다. 훈련은 투어 생활을 그만둘 때까지 계속해야 한다”라고 노하우를 전수했다. 그러고는 경기력 향상을 위한 조언도 빠뜨리지 않았다. 최상호가 김한별에게 당부한 것은 뜻밖에도 ‘거리를 줄여야 한다’라는 의외의 조언이었다.

이날 경기를 끝내고 클럽하우스에 들어온 김한별은 “저에게 ‘거리를 줄여라’라고 조언해 주셨는데, 그건 너무 세게만 치려고 하는 게 눈에 보이니 ‘70~80%의 힘으로만 스윙하면서 정확하게 치라’는 뜻이었다”라며 “오늘 경기에선 그 말을 기억하고 최대한 힘을 덜 주고 부드럽게 치려고 했고 그랬더니 거리는 비슷하게 나가면서도 공이 똑바로 날아가더라”라고 경기 결과에 만족해했다. 그러면서 “지금까지는 5m라도 더 보내기 위해 더 세게 치려고 했고 그러다 보니 리듬이 깨지면서 스윙이 뒤집어지는 것 같은 동작이 나왔는데 오늘은 그런 게 없었다. 마지막 홀을 제외하면 전부 페어웨이에 떨어졌다”라고 대선배의 조언을 6타를 줄인 비결로 꼽았다.

최상호와의 라운드는 반성의 시간도 됐다. 김한별은 “우승하기 전에는 매일 훈련했었는데, 우승하고 나서는 투어 생활을 하면서 스윙 훈련보다 체력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해 월요일에는 스윙 훈련을 하지 않고 쉬어왔다”라며 “돌아보니 그렇게 하루씩 쉬면서 연습량이 줄었고 그게 경기력에 영향을 준 것 같다. 이제부터는 매일 연습장에 나가 조금이라도 훈련하면서 부족함을 채워나갈 생각이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준비가 잘 되면 실수에 대한 두려움이 덜한데, 그렇지 못하면 실수에 대한 두려움이 커지는 것 같다”라고 대선배의 조언에 공감했다. 또 “2년 전 불미스러운 사건도 있었는데, 돌아보면 저의 골프인생은 그 사건 이전과 이후로 나눌 수 있을 것 같다”라며 “사람으로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지를 깨닫게 된 시간이었다”라고 지난날의 잘못된 행동에 대해서도 반성했다.

2020년 헤지스골프 KPGA 오픈과 신한동해오픈, 2021년 야마하 아너스K 오픈에서 3승을 거둔 김한별은 올해 KPGA 클래식 공동 7위가 유일한 톱10으로 우승권에서 멀어져 있었다. 이날 상위권 도약에 성공한 김한별은 “기회는 항상 열려 있다고 생각한다”라며 “오늘처럼만 경기하면 내일 연장 또는 1,2타차 역전 우승을 기대할 수 있을 것 같다”라고 마지막 날 경기를 기대했다.

오후 3시 20분 현재 3라운드 경기가 진행 중인 가운데 이규민니 12언더파로 선두, 이대한이 1타 차 2위로 추격 중이다. 배상문은 13번홀까지 3타를 줄여 4위에 자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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