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승' 김병현 "정말 열심히 던지고 있을 뿐이다"

  • 등록 2014-06-21 오후 7:35:34

    수정 2014-06-21 오후 7:45:38

사진=KIA
[잠실=이데일리 스타in 박은별 기자]“지금 정말 열심히 던지고 있을 뿐이다.”

KIA 김병현이 첫 승의 감격을 맘껏 누렸다. 하늘(비)도 도와준 날이었다며 1년만의 승리에 기쁨을 표현했다.

김병현은 21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두산과 경기에 선발등판해 5회까지 4피안타 2사사구에 2실점(2자책) 호투하고 팀의 4-2, 강우콜드승을 이끌었다. 경기는 급격한 폭우로 5회까지밖에 치러지지 못하며 김병현은 시즌 첫 승을 완투승로 기록하게 됐다. 삼진은 4개나 잡아냈다.

이전 세 번의 선발등판에서 5회도 버티지 못한 채 총 7이닝 11실점으로 그렇다할 활약을 보여주지 못하던 김병현이다. 그러나 이날은 달랐다. 두산 타자들을 상대로 변화구로 타이밍을 뺏어냈고 초반 직구의 힘과 제구력까지 더해지며 좋은 결과를 낼 수 있었다. 직구 최고구속은 143km. 전반적으로 제구가 스트라이크존 낮은 쪽으로 잘 형성된 것이 호투의 비결이 됐다. 스트라이크존 좌우도 충분히 잘 활용했다.

선발로 5회까지 버텨준 건 올시즌 처음있는 일. 사사구를 2개밖에 내주지 않았다는 점도 고무적인 부분이었다.

1회부터 위기는 있었다. 1사후 첫 타자 오재원에게 직구에 중전 안타를 맞았지만 김현수 타석에서 오재원의 도루를 포수 이성우가 잡아내며 아웃카운트를 늘렸고 김병현은 김현수까지 땅볼로 돌려세워 1회를 마쳤다. 2회는 커브, 체인지업, 슬라이더 등 변화구를 적극적으로 구사했고 직구로 윽박지르며 뜬공 3개로 막았다. 도망가지 않고 볼카운트를 유리하게 가져간 것도 호투의 비결이 됐다.

4-0으로 앞선 3회가 첫 위기이자 최대 위기였다. 김병현은 하위타순인 이원석, 김재호, 정수빈에게 볼이 많아지면서 연이어 안타를 뺏겼다. 스코어 4-1. 무사 1,3루. 다음은 민병헌, 오재원, 김현수로 이어지는 중심타선.

김병현은 심호흡을 한 뒤 첫 타자 민병헌을 상대로 풀카운트 끝에 바깥쪽을 공략하며 헛스윙을 유도, 삼진으로 처리했다. 오재원도 먼저 2스트라이크를 잡아낸 뒤 완급조절로 아웃카운트를 잡았다. 2루 땅볼로 3루 주자인 김재호를 불러들였지만 실점은 여기까지였다.

2사 2루서 폭투를 범해 3루까지 내보냈던 김병현. 김현수와 승부에서 7구 끝에 헛스윙 삼진으로 잡아 3회 절체절명의 위기를 넘길 수 있었다. 특히 김현수가 올시즌 언더핸드 타율이 4할7푼으로 좋은 결과를 내고 있었다는 점에서도 김병현의 위기관리 능력은 대단했다.

김병현은 4회 첫 타자 칸투를 볼넷으로 내보내며 맞은 무사 1루 위기선 이후 세 타자를 상대로 삼진 2개를 잡고 이닝을 마무리지었다. 칸투의 2루 도루 과정에서 심판의 오심으로 세이프가 되며 잠시 흥분을 하기도 했지만 김병현은 스스로 이원석을 삼진 처리, 위기를 넘겨냈다.

마지막 5회도 먼저 2스트라이크를 잡아내는 공격적 피칭으로 볼카운트에서 앞서간 김병현은 김재호, 정수빈을 땅볼로 돌려세웠다. 민병헌은 몸에 맞는 볼에 이어 도루 허용, 이 과정에서 포수의 송구 실책이 겹쳐 3루까지 내보냈지만 불리한 볼카운트서도 오재원을 변화구로 속여 이닝을 마무리지을 수 있었다.

5회까지 투구수는 91개. 김병현은 올시즌 최고의 피칭으로 7경기만에 시즌 첫 승을 가져갔다. 고향팬들에게도 기분 좋은 승리를 안겼다. 지난 해 6월30일 이후 거의 1년만의 승리기도 했다. 팀의 3연승 상승세를 이어줬다는 점에서도 그의 호투엔 의미가 컸다.

김병현은 이날 직구 37개, 커브 29개, 체인지업 17개, 슬라이더 8개를 고루 던졌다. 스트라이크와 볼은 56게와 35개를 각각 기록했다.

경기 후 김병현은 “승리한지도 참 오래됐다”며 웃었다. 이어 “최근들어 공 끝이 나아진 것 같다. 그래서 자신있게 던진 게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 무엇보다 팀이 이겨서 다행이다”고 말했다.

아울러 “오늘 직구 볼끝이 괜찮아 직구와 함께 변화구도 많이 던졌다. 만루 위기 때 정신 차리여야지 하고 더 집중했다. 조금씩 나아지고 있는 것 같아 다행이다. 지금은 정말 열심히 던지고 있는 것 밖에 없다. 앞으로는 더 많은 투구를 하기 위해 준비를 잘 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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