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흥국생명은 29일 인천 삼산체육관에서 열린 프로배구 도드람 2022~23 V리그 여자부 챔피언결정전 1차전에서 한국도로공사를 세트스코어 3-1로 제압했다.
흥국생명은 정규시즌 1위를 차지하고 챔피언결정전에 직행했다. 하지만 프로배구에서 챔피언결정전 직행이 반드시 유리한 것만은 아니다.
역대 16번의 여자부 챔피언결정전에서 정규리그 1위팀이 최종 우승을 차지한 것은 8번으로 딱 절반이다. 챔피언결정전에 직행하는 것이 반드시 유리한 것만은 아니라는 의미다.
정규리그 1위팀은 챔피언결정전을 치르기 전까지 약 2주 정도 공백기를 갖는다. 체력 회복에는 당연히 도움이 되지만 경기 감각을 유지하는데는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실제 1위팀이 챔피언결정전에서 플레이오프(PO)를 치르고 올라온 팀에게 힘 한 번 써보지 못하고 무너진 경우도 종종 있었다.
하지만 흥국생명은 달랐다. 풍부한 경험을 쌓은 김연경이 중심을 잡고 있었기 때문이다. 김연경도 이날 1차전에선 초반에 다소 흔들리는 모습을 보였다. 그만큼 챔피언결정전이 주는 중압감이 크다는 의미다.
이날 도로공사는 김연경을 막기 위해 외국인선수 캣벨의 포지션까지 바꿨다. 김연경의 전담 마크맨으로 캣벨을 내세운 것. 하지만 도로공사의 집중견제도 김연경을 저지하기에는 역부족이었다.
김연경은 경기 후 인터뷰에서 “당연히 어려울 거라 예상했다”며 “초반에 잘 안되다가 3세트부터 공격을 많이 했는데 다행히 마무리가 잘 된거 같다”고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김연경은 챔피언결정전 상대가 결정되지 않은 상황이었음에도 일찌감치 도로공사에 대한 대비를 하고 있었다고 털어놓았다.
그는 “누가 올라올지 몰랐지만 감독님은 도로공사를 예상했고 PO 1차전이 끝난 뒤에는 확신을 했다”며 “도로공사를 대비해 많은 준비를 했다. 경기감각을 놓치지 않으려 자체 경기도 많이 했고 어려운 상황을 만들어 훈련하기도 했는데 그런 것들이 잘 나왔다”고 밝혔다.
평소보다 다소 경직된 것 같다는 평가에 대해선 “경직됐다기보다는 나 자신에게 여유롭지 못했다”며 “챔피언이 걸려있는 경기인데다 1차전이 얼마나 중요한지 잘 알다보니 꼭 이기려고 진지하게 경기를 했던 것 같다”고 말했다.
1차전 승리로 김연경은 우승에 대한 확신이 더 높아졌다. 그는 “1차전이 50%를 좌우한다고 생각했다”며 “좋은 분위기를 잡은 만큼 계속 분위기를 이어가 2, 3차전도 이길 수 있도록 하겠다”고 다짐했다.
이어 “도로공사는 좀처럼 흔들리지 않는 좋은 팀이다. 기본이 강한 팀이라 쉽게 무너지지 않는다”며 “우리가 1차전을 이기기는 했지만 남은 경기도 좋은 경기를 해야 도로공사를 이길 수 있다. 우리가 계속 잘해서 이길 수 있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