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성봉 "세상의 관심, 아직 두렵고 무섭다"(인터뷰)

美 CNN `한국의 수잔보일` 주목
"응원 자체가 피와 살될 것"
  • 등록 2011-07-21 오후 5:25:28

    수정 2011-07-21 오후 6:16:40

▲ 최성봉
[이데일리 스타in 양승준 기자] "22년 동안 인생의 반 이상을 도망자처럼 그리고 하루살이처럼 살아왔던 아이가 이 짧은 시간에 주목을 받는다는 것이 아직 두렵다."

`껌팔이 폴포츠` 최성봉은 미국 CNN이 `한국의 수잔 보일`이라고 주목한 것에 대해 "말로 표현이 안 된다"며 벅차했다. 전화 수화기 너머로 들리는 그의 목소리에는 떨림이 오롯이 묻어났다. 동시에 혼돈도 느껴졌다.

tvN 오디션 프로그램 `코리아 갓 탤런트`에 출연한 최성봉이 전 세계 네티즌과 언론에 높은 관심을 받고 있다. CNN은 20일(현지시간) `최성봉이 전 세계 재능 프로그램 열풍의 주인공`이라며 그를 극찬했다. 최성봉은 세 살에 고아원에 버려진 후 폭력에 시달리다 다섯 살 때 도망 나왔다. 그러다 길거리에서 껌팔이를 하고 막노동을 하며 어렵게 살아왔지만 탁월한 노래 실력으로 시청자를 감동시켰다. 지난달 4일 첫 방송 후 미국 ABC는 홈페이지에 최성봉을 `제2의 수잔 보일`로 소개했고 CBS와 타임 등에서도 그를 언급해 화제가 됐다. 이렇게 뜨거운 주목을 받고 있는 최성봉을 21일 전화로 인터뷰했다. 다음은 그와 나눈 일문일답.

-세계 언론이 주목하고 있다. 그중 CNN은 최성봉을 수잔 보일에 비교했다. 기분이 어떤가?

▲긍정적인 부담이다. 내가 지금까지 살아온 것과 반대되는 느낌이다. 달라진 상황으로 인해 스트레스도 생겼다. 하지만, 응원을 받는 것 자체가 피와 살이 될 것 같다.

-이렇게 노래로 주목받을 걸 예상했나?

▲전혀.

-그런데 기쁘기보다는 아직 세상에 나서는 것이 부담스러운 것 같다. 방송을 봐도 사람들을 경계하고 있는 것처럼 느껴진다.

▲내 인생에서 지금 이 자리에 오기까지 한 달도 안됐다. 그간 어두운 곳에 혼자 살았다. (지금 이 상황이)무섭고 낯설다. 그리고 내가 말 자체를 별로 잘 안 한다. 농담도 안 좋아하고. 말 자체로 사람을 죽일 수도 있는 거니까.
▲ 최성봉
-말 때문에 상처받은 일이 있나?

▲정말 여러 가지 일들이 있어서...

-최성봉의 노래보다 이제껏 최성봉이 살아온 역경의 인생사에 관심을 두는 사람도 있다. 세상의 시선을 부담스러워하는 게 이 때문인가?

▲맞다. 그래도 다른 사람 시선보다 중요한 게 나 스스로 노래로 만족하고 있느냐인 것 같다. 노래는 내가 지금까지 인생을 살면서 처음으로 좋아했던 것이다.

-본인의 노래는 만족하나?

▲전혀.

-지난 무대는 첫 무대와 달리 `음이탈`도 있었다. 그래서 아쉬움이 남는 무대라는 평도 있다

▲못해서 정말 창피하다. 그래서 나 자신을 질타하고 있다. 정말 시청자분들께 죄송했다. 첫 무대에서 부른 `넬라 판타지아` 와 달리 `시네마 천국` 노래는 내가 가까이 갈 수 없는 노래였다. 사랑을 받지 못했는데 그런 노래를 부른다는 게 낯설었다. `넬라 판타지아`와는 곡 느낌상 나와 대조될 수밖에 없는 노래였다. `시네마 천국`은 내가 도전해보고 싶은 노래였고 그래서 선택했지만 아쉬움이 남는다.

-자신에게 엄격한 것 같다

▲지금까지 내가 살아오면서 지켜왔던 철칙이다.

-세상의 관심을 받고 있어 새 무대를 준비하는 데 하루하루가 긴장일 것 같다

▲좋은 스트레스다. 지금은 그렇게 생각하려한다.

-`코리아 갓 탤런트`에서 가장 의식되는 경쟁자를 뽑으면?

▲`코리아 갓 탤런트`는 재능 있는 사람이 나오는 방송이고 나도 그중에 한 명의 지원자일 뿐이다. 누굴 잘한다 못 한다 혹은 라이벌이라 말할 수 없다. 그래도 꼽자면 나 자신이 라이벌이다. 열심히 할 뿐이다.

-`코리아 갓 탤런트`에서의 목표는?

▲나도 남자다. 다른 사람도 그렇겠지만 1등하고 싶다. (웃음) 무대에 서 보고 싶고 노래 부르는 것 자체가 꿈이었다. 인생의 마지막 기회라보고 열심히 하겠다.

-지금이 본인의 인생에서 어떤 시기라고 보나?

▲혼자 친구 없이 외롭게 지내다가 친구가 좀 생긴 것 같은 느낌이다. 세상을 살아가는 무게가 덜어진 것 같다. 그렇지만 마음의 무게는 더 는 것 같다.
▲ 미국 CNN이 최성봉을 `한국의 수잔 보일`로 주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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