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색깔있는` 연예인들..美 쇠고기에 "나도 할말 있다"

- 김민선, "차라리 청산가리 먹겠다"
- 이동욱,"국민의 목숨을 담보로..."
  • 등록 2008-05-06 오후 4:22:34

    수정 2008-05-06 오후 4:36:50

▲ 미국산 쇠고기 수입 개방 정책에 대해 반대의견을 피력한 김민선

[이데일리 SPN 김은구기자] 연예인들이 정부의 미국산 쇠고기 수입 개방 정책에 대한 반대여론의 한 축이 되고 있다.

연예인들은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각각 자신의 인터넷 홈페이지나 팬카페, 출연한 방송 프로그램을 통해 자신의 소신을 담아 쇠고기 수입 개방 정책을 반대하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또 적잖은 네티즌, 시청자들이 이들의 의견에 동조하는 분위기다.

탤런트 김민선이 지난 1일 자신의 싸이월드 미니홈피에 “이제 곧 세계가 피하는, 자국민들조차 피하는 미국산 소가 뼈째 우리나라에 들어온다고 한다. 광우병이 득실거리는 소를 뼈째 수입하다니 차라리 청산가리를 입안에 털어 넣는 편이 낫겠다”고 정부의 미국산 쇠고기 수입 개방을 비난했다.

김민선은 또 “국민을 위한 사람, 국민의 혈세로 숨을 쉬는 사람이 정부이고 나랏님인데 제발 우리(국민)를 두고 도박 같은 거 하지 말았으면 한다. 이제 진저리가 나려 한다”고 정부에 비판을 가했다.

이동욱도 2일 자신의 팬카페에 남긴 ‘그래도 난 우리나라를 사랑하는데…’란 제목의 글에서 아예 이명박 대통령의 이름을 거론하며 미국산 쇠고기 수입에 대한 강도 높은 비난을 가했다.

이동욱은 이 글에서 “이명박 대통령이 직접 미국까지 가서 미국 입국시 비자 면제라는 선물과 함께 광우병 위험이 있는 미국산 쇠고기 전면 수입(뼈와 내장과 함께)이란 성과를 들고 오셨다”며 “어떻게 국민의 목숨을 담보로 이런 일을 할 수 있나”라고 적었다.

이어 “정부가 미국산 쇠고기를 먹고 인간 광우병에 걸릴 확률이 희박하다고 했는데 위험성이 단 0.1%라도 있으면 수입 안해야 되는 게 아닌가. 또 미국산 쇠고기 수입으로 인해 가격 경쟁력을 잃은 한우농가들이 앞으로 점점 사라질 텐데 왜 이런 무리수를 두는지 모르겠다. 과연 누구를 위한 정책이냐”고 성토했다.

지난 2일 서울 청계광장에서 열린 미국산 쇠고기 수입 반대 촛불시위에 다녀왔다는 탤런트 서민우도 미니홈피에 “손끝마다 가득 찬 촛불들을 보고, 각자의 눈망울에 가득 찬 열망을 보고 아직 대한민국은 죽지 않았음을 느꼈다”고 뿌듯해 하며 “사랑합니다, 대한민국. 미친소는 너나 쳐드세요”라고 썼다.

이밖에 김가연, 하리수, 김상혁, 김혜수, 김희철, 김혜성도 인터넷을 통해 미국산 쇠고기 수입 정책을 비판했다.

뿐만 아니라 연예인들이 난상토론을 벌이는 MBC ‘명랑 히어로’는 지난 3일 방송에서 미국산 쇠고기 수입을 주제로 삼았는데 역시 우려와 반대의 목소리가 쏟아졌다.

가정주부인 박미선은 “광우병의 요인이 후추 한알 정도만 몸 속에 들어와도 중독이 된다고 한다. 더구나 한국인은 뼈를 곤 사골국물을 좋아하지 않느냐”고 말했다. 또 이하늘은 이명박 대통령의 얼리버드 론을 언급하며 “대통령이 잠이 덜 깨 비몽사몽 하느라 그런 결정을 내린 것 아니냐”고 비꼬았고 김구라도 “우리나라 국교를 힌두교로 바꾸자”는 뼈 있는 농담을 던졌다.

이들 연예인의 미국산 쇠고기 수입 정책에 대한 글, 발언과 관련, 한 네티즌은 김민선에게 “공인으로서 이런 글을 올리는 것이 쉽지 않았을 텐데 시민들을 대변해줘 고맙다”고 하는 등 찬사를 보내고 있다. ‘명랑 히어로’에도 호평이 적잖이 이어졌다.

연예인들의 이번 의견 개진과 관련해선 청소년들이 스타들의 의견을 맹목적으로 따를 수 있다는 점에서 ‘책임론’도 대두되고 있다. 그러나 정치적 목적이 아닌 국민의 식생활과 직접적으로 관련된 문제에 청소년, 시민들이 나서는 것을 연예인들의 발언에 선동된 것으로 치부하는 것은 국민의 수준을 너무 얕잡아 보는 것이라는 지적도 만만치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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