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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린스만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축구대표팀은 7일(이하 한국시간) 카타르 알라이얀의 아흐마드 빈 알리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카타르 아시안컵 4강에서 요르단에 0-2로 충격적인 패배를 당했다.
결승 진출에 실패한 한국은 1960년 이후 64년 만에 아시안컵 우승의 꿈도 물거품이 됐다. 또 2004년 7월 요르단과 첫 대결을 펼친 이후 20년 만에 첫 패배를 당하며 역대 전적 3승 3무 1패를 기록했다.
한국은 지난달 20일 요르단과 조별리그 2차전에서 맞붙어 2-2로 비겼다. 당시 후반 추가시간 상대 자책골로 힘겹게 패배 위기에서 벗어났다. 한국은 다시 만난 요르단을 상대로 명예 회복을 하지 못했다. 국제축구연맹(FIFA) 순위에서 23위로 87위인 요르단에 크게 앞서지만 일방적인 공세에 시달렸다.
특히 김민재(바이에른 뮌헨)가 빠진 수비 라인은 빠른 상대 공격진에 애먹었다. 여기에 실수까지 겹치며 위기를 자초했다. 수문장 조현우(울산HD)의 선방으로 숱한 위기를 넘겼으나 한계가 있었다. 슈팅 수에서 7-17로 크게 밀렸고 골문으로 향한 유효 슈팅은 하나도 없었다.
공격에 많은 숫자를 뒀으나 단순한 측면 크로스로 효율이 떨어졌다. 현대 축구에서 강조되는 하프 스페이스 공략 움직임도 적었다. 조별리그 1차전부터 4강전까지 6경기에서 11골을 넣었으나 이 중 과정을 만들어 간 필드골은 4골에 불과했다. 이마저도 첫 경기 바레인전(3골)을 빼면 페널티킥 3골, 프리킥 2골, 코너킥 1골, 상대 자책골 1골이었다. 사우디아라비아전 조규성(미트윌란)의 헤더만 필드골이었다.
수비에선 세밀함이 떨어지며 간격이 벌어졌고 그 사이로 돌파를 허용했다. 매 경기 실점을 거듭하며 단 한 차례도 무실점 경기를 하지 못했다. 이번 대회 6경기에서 무려 10골을 내줬다. 2015년 호주 대회와 2019년 아랍에미리트(UAE) 대회의 실점 수를 합한 것(4실점)보다 2배 이상 많다.
경기 후 요르단의 후세인 아모타 감독도 “한국은 지난 5경기에서 8골을 내줬다”라며 “우리가 골을 넣을 수 있다는 걸 알고 있었다”라며 한국 수비를 전혀 두려워하지 않는 모습을 보였다.
박찬하 해설위원은 “요르단은 한국과의 첫 경기를 통해 자신감을 얻었고 실수를 안 하면 이길 수 있다고 자신한 것 같다”라면서 “한국은 아무런 대책이 없었다고밖에는 볼 수 없다”라고 분석했다.
미국 스포츠매체 ‘디 애슬레틱’은 한국의 패배 소식을 전하며 “뛰어난 스타 선수가 만들어내는 천재적인 상황에 의존했으나 일관적인 전술 계획은 부족해 보였다”라며 “대회 내내 설득력이 없었고 요르단을 상대로 형편없는 경기를 했다”라고 꼬집었다.
4강전 참패로 인해 클린스만 감독의 입지도 크게 좁아질 전망이다. 이미 많은 축구 팬과 전문가가 경질을 외치고 있다. 클린스만 감독 역시 지난해 3월 취임 기자회견에서 아시안컵 우승을 목표로 밝히며 “결과로 평가받고 싶다”라고 말했다.
클린스만 감독은 요르단전 이후 물러나지 않고 2026 FIFA 북중미 월드컵까지 팀을 이끌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그는 감독직 지속 여부를 묻자 “어떤 조치고 생각하고 있는 게 없다”라며 “한국으로 돌아가서 이번 대회를 분석하고 월드컵을 목표로 팀이 더 발전해야 한다”라고 사퇴 의사 없음을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