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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SPN 양승준 기자] 'KBS 블랙리스트' 발언으로 사 측으로부터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당한 개그우먼 김미화가 다섯 시간 넘게 경찰 조사를 받고 귀가했다.
김미화는 KBS 고소에 따라 19일 오전 11시 서울 영등포경찰서를 찾았다. 피고소인 자격으로 조사를 받기 위해서다.
이날 오후 4시 15분까지 조사를 받고 경찰서를 나선 김미화는 "조사 잘 받고 나왔다. 할 이야기는 다 하고 나왔다"며 덤덤한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방금 조사를 받고 나왔기 때문에 지금 함부로 조사 내용에 대해 말하는 것은 이른 감이 있다"고 신중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이어 "이제는 결과를 기다리는 일만 남았다"는 말도 덧붙였다.
또 이날 KBS 측이 김미화가 공개한 문건이 블랙리스트와 관련이 없음을 주장한 것에 대해서는 "아직 확인해보지 않아 할 말이 없다"고 말을 아꼈다. KBS는 김미화가 이날 블랙리스트 의혹 관련 공개한 내부 문건에 대해 "일부 프로그램의 심의 지적에 대한 단순한 논의 결과일 뿐 이른바 '블랙리스트' 결정사항이 아니다"고 반박한 바 있다.
KBS 맞고소 의중을 묻는 질문에도 "아직 생각을 안해봤다. (변호사와) 상의해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경찰서를 찾은 김미화는 시종일관 의연한 모습을 잃지 않았다.
김미화는 경찰 조사를 받기 전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도 "떳떳하고 당당하게 억울함을 호소할 것"이라고 말하며 "진실은 반드시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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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미화는 이날 경찰 출두에 앞서 연 기자회견에서 "KBS 노조가 성명서를 통해 문제 제기한 '임원회의 결정사항'이라는 문서 때문에 내가 일종의 기피인물이 됐다는 말을 들었다. 내 이마에 주홍글씨가 새겨져 있다는 사실이 제발 거짓이고 사실이 아니라고 말해 달라고 비참한 제 심경을 담아 올린 글"이라며 "하지만 짤막한 하소연을 했더니 여러 통로를 통해서 저에게 으름장을 놓고 명예훼손으로 고소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김미화는 "내 개인적인 푸념이 대한민국에서 죄가 된다면 기꺼이 수갑을 차겠다"며 당찬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김미화는 또 "나를 잃지 말아달라"며 시청자들에게 관심을 호소했다. 김미화는 "언제 내가 정치하는 것을 본 적이 있느냐? 단연코 한 번도 정치에 기웃댄 적 없다"며 "내 꿈은 평생 코미디언으로 사는 것이다. 내가 코미디언인 것이 자랑스럽다. 제발 코미디언으로 살게 해달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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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미화는 지난 5일 자신의 트위터에 "사실 어제 KBS에서 들려온 이야기가 충격적이라 참담한 마음을 금치 못하고 있다. 김미화는 KBS 내부에 출연금지문건이 존재하고 돌고 있기 때문에 출연이 안 된단다"라는 글을 올려 이번 논란에 불을 지폈다.
이에 대해 KBS는 블랙리스트의 존재를 부인하며 "유명 연예인이자 사회적 공인인 김미화 씨가 근거없는 추측성 발언으로 KBS의 명예를 훼손했다"며 김미화를 명예훼손으로 지난 6일 고소했다.
(사진=김정욱 기자, 권욱 수습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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