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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축구는 새해의 시작을 아시아 정상 탈환과 함께하고자 했다. 64년 동안 이루지 못한 꿈이었으나 손흥민(토트넘 홋스퍼), 김민재(바이에른 뮌헨), 황희찬(울버햄프턴 원더러스), 이강인(파리 생제르맹) 등으로 대표되는 황금세대는 기대감을 부풀게 했다.
불안 요소로 꼽힌 건 바로 대표팀의 수장 클린스만 감독이었다. 독일 축구대표팀과 바이에른 뮌헨(독일), 미국 대표팀, 헤르타 베를린(독일) 등을 거친 그의 지도자 이력은 성공으로 보기 어려웠다.
2006 국제축구연맹(FIFA) 독일 월드컵에서 독일을 3위로 이끌었으나 당시 수석코치였던 요아힘 뢰브 감독이 전적으로 전술 지시를 내린 것이 알려졌다. 또 당시 선수로 함께 했던 필립 람이 클린스만 감독의 지도력을 비판하며 성과가 평가절하됐다.
분데스리가 최강 뮌헨에선 1년도 채우지 못하고 경질됐고 2020년 2월 헤르타 베를린 시절 이후론 약 3년에 가까운 경력 공백도 겪었다. 이외에도 재택근무 논란 등 우려가 제기됐으나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은 선임을 강행했다.
클린스만 감독은 한국에서 반전을 이루지 못했다. 부임 후 5경기 연속 무승(3무 2패)을 겪으며 대표팀 지휘봉을 잡은 외국인 감독 중 최다 무승 불명예 기록으로 출발했다. 이후 잦은 외유 논란, 대표팀 명단 발표 간소화 등 제 입맛에 맞는 행동을 이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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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안컵이 내 시험대”, “결과로 평가받겠다”라고 큰소리쳤던 클린스만 감독은 사퇴를 거부했다. 그는 “한국으로 돌아가서 이번 대회를 분석하고 협회와 논의하고자 한다”라며 “2년 반 동안 북중미 월드컵을 목표로 팀이 더 발전해야 한다”라고 로드맵을 그렸다.
그러면서 지난 8일 귀국 후 하루만 국내에 머문 뒤 10일 미국으로 출국했다. 15일에 열릴 전력강화위원회 회의도 화상으로 참석한다. 아시안컵에서 대표팀이 보여준 부진에 대한 해명과 발전 방향을 적극적으로 설명해도 모자랄 판에 비대면으로 회의에 임한다. 한국 대표팀 사령탑에 대한 진정성이 의심될 수밖에 없다.
클린스만 감독의 태도를 차지하더라도 협회와 정몽규 회장의 결단은 빠르게 이뤄져야 한다. 클린스만 감독의 말처럼 2026 FIFA 북중미 월드컵이 약 2년 4개월밖에 남지 않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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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지난 2022 FIFA 카타르 월드컵은 기후 사정상 11월에 열려 12월에 막을 내렸다. 북중미 월드컵은 2026년 6월에 개막한다. 평소보다 6개월의 시간이 줄어든 셈이다. 가깝게는 당장 내달 21일과 26일 태국과 홈, 원정을 오가며 2026 FIFA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 예선 일정이 잡혀있다.
클린스만 감독과 결별하고 사령탑 교체로 간다면 감독 선임 작업부터 빠르게 착수해야 한다. 국내·외를 아우르며 신속하면서도 신중한 결정이 필요하다. 물론 이번엔 선임 과정이 투명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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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황은 이렇게나 급박하다. 모두가 팽배한 위기감을 느끼고 전운마저 감돈다. 13일 협회 앞에선 정 회장과 클린스만 감독의 사퇴를 촉구하는 축구 팬들의 차량 시위도 벌어졌다. 그러나 정 회장은 이날 예정된 회의에 불참을 통보하고 나타나지 않았다. 한국 축구를 대표하고 이끈다는 협회 수장도 감독도 없었다.
반면 대회 직후 팬들에게 미안함을 밝혔던 대표팀 주장 손흥민은 소속팀 복귀전을 마친 뒤 “아시안컵 이야기를 다시 하는 건 좋지 않다”라며 여전한 괴로움을 드러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