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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병지는 지난해 11월 22일 상주 상무와의 경기에서 만 44세 7개월 14일의 나이로 골문을 지켜 은퇴한 신의손이 갖고 있던 역대 최고령 출전 기록을 갈아 치웠다. “우리 아이들에게 내가 골문을 지키는 모습을 보여 준 다음 은퇴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는데 아직까지 골키퍼 장갑을 끼고 있네요.”
김병지의 세 아들 태백(17), 산(14), 태산(9) 군은 모두 아버지처럼 축구를 한다. ‘살아 있는 전설’ 김병지는 아이들에게 아버지의 축구인생을 의식하지 말라고 당부한다. “아이들에게 ‘네 인생을 살라’고 말합니다. 나 때문에 부담감을 가져선 안 되기 때문입니다. 훌륭한 선수가 되기 전에 최선을 다하는 선수가 되라고 가르쳐요. 주위에서 우리 아이들에게 ‘아빠 같은 선수가 돼야지’ 하고 말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스타 아버지를 둔 아들의 애환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김병지다.
김병지는 2006년 신태용 축구 대표팀 코치가 갖고 있던 K리그 최다 출전 기록(401경기)을 깬 뒤 지난해 이를 679경기까지 늘렸다. 이제 21경기만 더 뛰면 700경기 출전이라는 대기록을 달성하게 된다. “최고령 출전 기록을 달성한 것도 기쁘지만 700경기 출전은 더 소중한 기록이라고 생각합니다. K리그 스토리를 만드는 일이기 때문입니다. 후배들에게 동기부여가 될 수 있을 겁니다.”
‘기록의 사나이’ 김병지는 농담반 진담반으로 이렇게 말했다. “앞으로 2년 동안은 자신 있습니다. 하루는 후배 이종호(23)가 저한테 ‘병지 삼촌, 700경기가 아니라 777경기까지 뛰고 은퇴하세요’ 하고 말합디다. 정말 777경기까지 한번 뛰어 볼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