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국전쟁' 감독 "4·19 헌법정신 위배? 동의할 수 없다"

  • 등록 2024-02-14 오후 11:56:24

    수정 2024-02-14 오후 11:56:24

[이데일리 스타in 윤기백 기자] “동의할 수 없습니다.”

영화 ‘건국전쟁’이 4·19 민주 이념을 계승한다는 헌법 정신에 위배된다는 진중권 광운대 교수의 주장에 대해 김덕영 감독이 직접 반박에 나섰다.

김 감독은 14일 자신의 SNS(사회관계망서비스)를 통해 “‘건국전쟁’은 4·19의 헌법정신을 조금도 부정하지 않는다”며 “나 역시 개인적으로 4·19로 인해서 희생된 숭고한 영혼들에 대해서 마음 깊이 안타까운 심정을 갖고 있는 사람”이라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건국전쟁’에서는 이승만 전 대통령이 실제로 4·19를 촉발시킨 3·15 부정선거와 직접적 관련성이 없다는 것을 여러 가지 객관적 자료를 통해서 증명했다”며 “4·19의 정신은 불의에 항거하는 것이라 생각하는데, 그동안 우리 사회는 ‘3·15 부정선거를 이승만이 기획하고 획책했다’고 알고 있다. 그런 ‘불의’를 바로 잡는 것이 진정한 4·19 정신”이라고 주장했다.

진 교수가 주장한 ‘역사 수정주의’에 대해 김 감독은 “‘건국전쟁’의 어디에 잘못된 증거가 있는지 여쭤보고 싶다”고 반문했다.

김 감독은 “역사학자는 아니지만 3년 반의 시간 동안 나름 열심히 이승만과 그를 둘러싼 시대를 공부했다. 그리고 그렇게 얻어진 소중한 기록필름과 자료들로 영화 ‘건국전쟁’을 구성했다”며 “틀린 자료가 있다면 지적을 받아야겠지만 ‘건국전쟁’이 역사 수정주의에 빠진 영화라고 단정짓는 것은 우리가 늘 경계해 왔던 프레임의 논리에 빠지는 것과 무엇이 다른 것인가”라고 진 교수를 향해 되물었다.

김 감독은 또 “마지막으로 ‘영화감독은 이런 거 안 만들었으면 좋겠다’고 말씀하셨는데, 2020년 만들었던 ‘김일성의 아이들’은 만들어도 되는 것이냐”고 물으며 “그건 되고 왜 ‘이승만’은 안 되는지, 솔직히 구분이 가지 않는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김 감독은 “나는 극영화를 하는 사람이 아니다. 때문에 다큐멘터리 영화의 가치를 잃지 않기 위해 늘 자료와의 싸움을 하는 사람이라고 생각한다”며 “‘김일성의 아이들’ 제작을 위해 16년이란 적지 않은 시간을 소비한 것은 제가 만족스러울 정도로 증거와 자료들을 찾아야 했기 때문이다. 이번 ‘건국전쟁’ 역시 마찬가지”라고 힘주어 말했다.

끝으로 김 감독은 “진 교수님은 아직 영화 ‘건국전쟁’을 보지 않으신 것 같아 보인다. 만약 안 봤다면 바쁘겠지만 영화를 봐달라”고 제안하며 “교수님이 영화를 보고 나면, 조금은 화난 심정을 풀 수도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이런 영화를 만든 제 심정을 조금은 이해하시지 않을까 싶다”고 말해 눈길을 끌었다.

14일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건국전쟁’은 지난 13일 하루동안 5만 2217명을 동원하며 전체 박스오피스 2위에 올라섰다. 한국영화 기준으로는 박스오피스 1위다. 누적 관객수는 38만 2160명으로, 40만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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