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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 SK는 그 배경으로 ‘공격력 강화’를 위함이라고 밝혔다. SK 관계자는 “중장거리형 우타자 영입이 필요하다는 결론을 내렸다. 조인성 영입은 타선 보강에 좀 더 무게를 둔 결정”이라고 밝혔다.
조인성 영입으로 박경완의 거취가 화제가 되자 “조인성은 지명타자로 활용하기 위해 영입한 선수다. 포수 경쟁은 박경완과 정상호가 하게된다”는 구단 공식 입장을 정리하기도 했다. 포수를 영입하면서 포수가 아닌 지명타자로 활용할 것이라는 이야기를 한 것은 꽤 이례적이었다.
그리고 이만수 감독 체제에서 맞은 첫 시즌. 주로 마스크를 쓴 건 다름아닌 조인성이었다.
주전으로 생각했던 박경완이 부상 회복 이후에도 좀처럼 자리를 잡지 못하면서 8경기 출전에 그쳤고 정상호 역시 시즌 시작 전 시범경기에 앞서 발목을 다치는 바람에 개막 이후 한 달이나 늦게 합류해야했다. 이재원은 군제대 후 9월부터나 팀에 보탬이 되는 상황이었다.
결국 지타감으로 데려온 조인성이 주로 마스크를 쓸 수 밖에 없었던 이유였다. 그는 지난 해 104경기를 뛰며 타율 2할7푼1리를 기록했고 한국시리즈까지 팀 안방을 지켰다. FA 첫 시즌을 무난하게 치러냈다.
지난 해 말엔 올시즌 풀타임을 기대했던 이재원이 부상을 당하면서 두 차례 손목 수술을 받아야 했다. 이번에도 방망이보만 수비에 더 신경을 쓸 수 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정상호와 함께 안방을 책임져야했다.
하지만 정상호 마저 상황의 여의치는 않았다. 역시 초반 부상 탓에 4월 말에나 1군에 합류했고 그때까지는 온전히 조인성히 안방을 책임져왔다. 조인성은 올시즌 88경기에 출전해, 부상으로 빠진 정상호(82경기), 주로 지타로 출전한 이재원(69경기)보다 많은 경기를 나섰다.
내년 시즌 역시 마찬가지다. 결국 조인성에게 손을 벌릴 수 밖에 없는 상황이 됐다. 이재원과 정상호가 시작 전부터 부상 때문에 또 속앓이를 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재원은 지난 달 26일 일본에서 롯데와 연습경기 도중 상대의 공에 왼 손등을 맞았다. 결국 왼손등 골절이라는 진단을 받았고 결국 이달 초 왼손가락 네 번째 약지 부분 뼈를 접합했다. 재활기간은 앞으로 10주 정도. 내년 스프링캠프 합류 여부로 아직은 불확실하다. 특히나 이재원은 이만수 SK 감독이 올시즌 주전으로 염두에 두고 있었던 상황이었다는 점에서 더 뼈아팠다.
정상호 역시 몸이 성치는 않다. 그 역시 마무리훈련을 하던 중 오른쪽 허벅지 부상으로 도중 돌아왔다. 고질적인 허리, 어깨부상 등 잔 부상이 많다. 그래서인지 정상호는 6일 자진해서 괌 전지훈련조에 합류, 내년 시즌을 위한 몸만들기에 나선다. 정상호는 롯데 손아섭이 인정한 볼배합면에선 최고의 포수다. 하지만 부상이 계속 있다면 주전으로선 무리가 있을 수 밖에 없다.
SK는 포수 왕국으로 불렸다. 다른 팀들은 제대로 된 한 명의 포수라고 갖고 싶어 안달나있다. 이에 SK 포수진에 대한 트레이드 요구도 엄청 많이 있었다. 그러나 현실과 달리 아무도 예상치못하게 주전급들이 부상과 부진에 시달리면서 결국 그들도 포수 밑그림을 그리기에 어려움을 겪었다.
조인성이 부상없이 버텨줬기 때문에 SK는 안방에 큰 구멍없이 지난 2년간을 치러낼 수 있었다. 조인성은 소리 없이 몸값한 모범 FA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