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태지 팬-음저협, 국회서 저작권 논쟁...'복수체제'VS'소비자 부담만'

  • 등록 2008-11-24 오후 6:16:29

    수정 2008-11-24 오후 6:17:46

▲ 24일 국회의원회관에서 '음악 저작권 신탁관리제도의 개혁 방향'에 대한 토론회가 열렸다.

[이데일리 SPN 양승준기자] 음악 저작권 관리의 투명화를 위해 신탁 단체를 복수화하자는 의견에 대해 서태지 팬과 음악저작권협회(이하 음저협)의 입장이 극명하게 엇갈렸다.
가수 서태지의 음저협을 상대로 한 음악 저작권 관련 투쟁을 지지하기 위해 결성된 ‘올바른 음악 저작권 챙김이’(이하 올챙이)와 음저협은 24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의원회관 대회의실에서 열린 ‘음악 저작권 신탁관리제도의 개혁 방향’ 토론회에 참석해 음악 저작권 문제에 대한 의견을 나눴다.

이날 토론회에서 강헌 음악평론가와 올챙이는 음저협의 징수 분배의 불공정성과 과정의 불투명성을 개혁하기 위한 방안으로 음악 저작권 관리 제도의 복수 신탁 제도 도입을 주장했다.

이재범 올챙이 대표는 “저작권 관리 단체가 복수가 된다면 좀 더 서비스가 나은 쪽에 가수들이나 소비자들이 저작권 관련 문제를 맡기게 될 것”이라며 “한 단체가 저작권 관리를 독점으로 관리하는 것 자체가 문제의 핵심”이라고 비판했다.

또 올챙이 측은 저작권 복수 관리 체제 운영을 통한 이점으로 음악 저작권 수익의 확대를 들었다. 이 대표는 일본에서 음악 저작권 관리 복수 체제를 도입한 후 저작권료가 100배 이상 증가했다는 것을 예로 들어 이를 뒷받침했다.

하지만 음저협 측은 음악 저작권 관리 단체의 복수화는 소비자에게 이중의 부담을 주고 집중 관리에 어려움이 있어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는 상반된 입장을 표했다.

유형석 음저협 법무 실장은 “관리 단체가 복수화 되면 소비자가 이중으로 저작권료를 내게 돼 사용자의 부담만 늘어난다”며 강 음악평론가와 올챙이 측의 주장을 정면 반박했다.

이어 “집중관리단체는 보다 적은 비용으로 저작권 관리를 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이용자에 대한 협상력도 제고돼 저작권 침해에도 좀 더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다"며 복수 체제 도입 논의에 부정적인 의견을 밝혔다.
 
수많은 방송국과 노래방 등 공연권 관련 저작권료를 여러 단체가 개별적으로 징수하고 관리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것이 유 실장의 말이다.

강 음악평론가는 이런 음저협 측의 주장에 대해 “가수나 소비자가 원하는 것은 저작권료의 증대 보다는 좀 더 투명한 분배와 관리”라며 음저협 측의 주장에 압박을 가했다.

한편, 이날 토론회에 참석한 서태지컴퍼니 김민석 이사는 “우리는 지금 음저협과 법정 투쟁을 하고 있는 당사자라 뭐라 입장을 표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라며 “하지만 이렇게 저작권 관련 문제가 표면화 돼 공론화될 수 있는 자체는 의미있는 일이라 생각한다”는 입장을 전했다.

최문순 국회의원의 주재로 열린 이날 토론회에는 올챙이 대표 이재범 씨를 비롯 강헌, 박은석 음악평론가, 김기중 동서파트너스 변호사, 최병규 문화체육관광부 저작권 산업과장, 유형석 음저협 법무실장 등이 참여했다.

이 외에도 포크 가수 정태춘을 비롯, 올챙이 회원 450여 명이 참석해 이날 토론회를 지켜봤다.  
▲ 가수 서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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