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스타in 이석무 기자] “하늘이 내게 마지막 기회를 줬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 29일(현지시간) 프랑스 샤토루 슈팅 센터에서 열린 2024 파리올림픽 사격 공기소총 10m 여자 결선에 진출한 반효진이 마지막 슛을 쏜 뒤 금메달을 확정 짓자 안도의 한숨을 쉬고 있다.(사진=연합뉴스) |
|
결선 마지막 발에서 9.6점에 그쳤을때 반효진(16·대구체고)은 ‘아 졌구나’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확인해보니 중국의 황유팅과 251.8점으로 점수가 같았다. 가라앉았던 심장이 다시 뛰기 시작했다.
반효진은 딱 한 발로 승패가 결정되는 슛오프에 돌입했다. 그리고 기적의 한 발을 쐈다. 먼저 방아쇠를 당긴 황유팅이 10.3을 기록했다.
높은 점수는 아니었지만 한 발 만 남겨둔 반효진에게는 부담이 될 수밖에 없었다. 게다가 반효진은 앞서 두 번의 사격에서 모두 9점대에 그친 바 있다.
하지만 반효진은 흔들리지 않았다. 잠깐 여유를 둔 뒤 침착하게 과녁을 향해 총알을 날렸다. 점수는 10.4점. 황유팅을 0.1점 차로 제치고 극적인 금메달을 차지하는 순간이었다. 왜 스포츠를 ‘각본없는 드라마’라고 하는지 잘 보여주는 순간이었다.
| 29일(현지시간) 프랑스 샤토루 슈팅 센터에서 열린 2024 파리올림픽 사격 공기소총 10m 여자 결선에서 금메달을 차지한 반효진이 기뻐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
29일(현지시간) 파리 샤토루 슈팅센터에서 열린 2024 파리 올림픽 공기소총 여자 결선에서 금메달을 목에 건 반효진은 상식을 마친 뒤 취재진과 인터뷰에서 “마지막 한 발이 그렇게 많이 빠질 줄 몰랐다”며 “2등인 줄 알았는데 동점이라는 것을 알고 하늘이 내게 마지막 기회를 줬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털어놓았다.
이어 “너무 떨렸지만 최대한 심호흡을 하면서 떨지 않으려고 했다”며 “슛오프에서 10.4점을 쏘는 순간 눈물이 났다. 너무 힘들었는데 금메달이 나오니 가슴이 벅차 올랐다”고 슛오프 순간을 떠올렸다.
| 29일(현지시간) 프랑스 샤토루 슈팅 센터에서 열린 2024 파리올림픽 사격 공기소총 10m 여자 결선에서 금메달을 차지한 반효진이 시상대에서 기뻐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
|
한국 스포츠의 역사적인 100번째 금메달 주인공이 된 반효진은 “100번째 금메달인 줄 몰랐는데 너무 영광이고 감사하다”며 “가족이 너무 보고 싶다”고 10대 소녀 다운 소감을 전했다.
아울러 “(결선에 오른 선수 가운데)제일 나이가 어리고, 너무 잘하는 언니들이 많아 ‘못해도 상관없다. 하나만 배우자’라고 겸손하게 생각하고 경기에 나섰다”며 “최대한 차분하게 해서 금메달이 나올 수 있었던 것 같다”고 의젓하게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