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앳된 얼굴을 한 2008년생 아마추어 국가대표 오수민이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하나금융그룹 싱가포르 여자오픈(총상금 110만 싱가포르달러·약 11억원) 최종 4라운드에서 승부수를 던졌다. 선두 김재희(23)에 2타 뒤진 상황. 마지막 18번홀(파5)에서 특유의 장타를 앞세워 드라이버 티샷을 멀리 보낸 오수민은 두 번째 샷을 앞두고 다시 한번 드라이버를 꺼내들었다. 그러자 중계 방송사인 SBS골프 중계진이 “드라이버로 세컨드 샷을 할 모양인가보네요!”라고 말하며 짐짓 놀랐다.
프로 대회에서 파5홀의 경우, 두 번째 샷을 드라이버로 하는 경우를 종종 볼 수 있다. 그러나 흔치는 않다. 오수민은 아마추어의 패기를 앞세워 드라이버로 두 번째 샷을 하는 명장면을 남겼다. 드라이버는 헤드가 커서 티를 꽂지 않고 잔디에 놓고 샷을 할 경우 정타를 맞추기 쉽지 않은데, 오수민은 헤드 스위트스폿에 공을 정확히 맞춰 투온을 노렸다. 비록 그린에 도달하지는 못했지만 승부를 건 플레이만으로도 큰 박수를 받았다.
오수민은 경기를 마친 뒤 “마지막 홀이니까 후회없이 과감하게 해보자고 생각해서 드라이버를 잡았다. 평소에 맨땅에 놓고 드라이버를 치는 연습을 많이 한 덕분에 고민하지 않고 도전했다”고 설명했다.
최종 4라운드에서는 긴장한 듯 3번홀까지 보기 2개를 범하며 흔들리는 듯했지만, 4번홀에서 첫 버디를 잡고 바로 페이스를 되찾았다.
결국 김재희가 데뷔 4년 차에 첫 우승을 차지했지만, 오수민은 골프 팬들에 확실하게 눈도장을 찍는 수확을 올렸다.
그는 “사실 (우승에 대해) 별 생각이 없었다. 컷 통과와 베스트 아마추어가 목표였다”며 “오늘 초반에 조금 아쉽기는 했는데 이번 경기를 통해 많은 걸 배웠기 때문에 괜찮다”고 말하며 환하게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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