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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상수 감독은 17일(한국시간) 열린 제72회 베를린국제영화제 시상식에서 ‘소설가의 영화’로 은곰상 심사위원 대상을 수상했다.
홍상수 감독은 유난히 베를린영화제와 인연이 깊다. 홍상수 감독의 영화가 베를린영화제에서 받은 은곰상 트로피가 이번까지 4개째, 특히 2020년부터 3년 연속 수상이다.2017년 ‘밤의 해변에서 혼자’로 은곰상 여자연기자상(김민희), 2020년 ‘도망친 여자’로 은곰상 감독상, 2021년 ‘인트로덕션’으로 은곰상 각본상을 안았다. 올해 ‘소설가의 영화’로 은곰상 심사위원대상 트로피를 들어올리며 홍상수 감독은 세계적 거장임을 다시 한번 증명했다.
홍상수 감독은 자신의 수상을 전혀 예상하지 못한 듯 “정말 기대하지 않아서 놀랐다”며 “무슨 이야기를 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얼떨떨해 했다.
홍상수 감독은 이창동·박찬욱·고(故) 김기덕 그리고 봉준호 감독과 함께 한국영화의 위상을 높인 감독 중 한 명이다. 그는 1996년 데뷔작인 ‘돼지가 우물에 빠진 날’로 로테르담영화제 최고 영예인 타이거상을 수상하며 주목받았다. 작가주의 색채가 짙은 그의 작품은 해외 영화제, 특히 베를린영화제의 단골 초청작이 됐다. 앞서 카를로 샤트리안 집행위원장은 ‘소설가의 영화’를 경쟁부문에 초청하면서 “현대 영화에서 가장 일관되고 혁신적인 스토리텔러 중 한 명”이라고 그를 치켜세우기도 했다.
이 같은 성취를 불편하게 바라보는 시선도 없지 않다. 배우 김민희와 관계 때문이다. 두 사람은 2016년 6월 세상을 떠들썩하게 만든 불륜 파문의 당사자로 그 관계를 지금까지 이어오고 있다.
당시 두 사람은 자신들의 관계에 대해 침묵으로 일관해오다 9개월 만인 2017년 3월, ‘밤의 해변에서 혼자’로 취재진과 대면하는 자리에서 “사랑하는 사이”임을 공식화했다.
불미스러운 스캔들에 휘말려도 두 사람의 행보는 대담했다. 국내에서는 외부와 접촉을 끊고 은둔하다시피 하면서도 해외에서는 타인의 시선을 의식하지 않고 자유롭게 행동했다. 해외 영화제에 나란히 참석해 서로 손을 잡거나 허리를 감싸는 등 다정한 연인의 모습이 여러 차례 해외 취재진의 카메라에 포착됐다.
홍상수 감독은 올해 영화제 참석에 김민희를 동반했다. 2020년 이 영화제에 함께 참석했고 지난해에는 코로나19 대유행으로 참석을 하지 않았는데 2년 만에 함께 모습을 드러낸 공식적인 자리가 또 다시 베를린영화제였다. 김민희는 홍상수 감독이 수상자로 호명된 뒤 함께 시상대에 올라 “감동적이고 잊지 못할 것 같다”는 벅찬 소감을 전했다.
‘소설가의 영화’는 소설가 준희(이혜영 분)가 잠적한 후배의 책방을 찾아가는 과정에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다. 홍상수 감독의 27번째 장편으로, 김민희는 이 영화에 배우 겸 제작실장으로 참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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