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입 주식 브로커 일현(류준열 분)은 부자가 되겠다는 부푼 꿈을 안고 ‘돈의 메카’ 여의도(증권사)에 입성한다. 의욕에 차 있던 것도 잠시 실적 제로에 고객의 주문을 착각해 회사에 손실을 입히기까지. 일현은 해고 직전의 상태에 놓인다. 그런 그를 관심있게 지켜보던 선임(김민재 분)이 그에게 “지금 네가 받고 있는 수수료에서 1000배 정도 벌 수 있는 기회를 준다고 하면 뭐든지 할 수 있겠냐”며 거절할 수 없는 제안을 한다. 일현은 그 제안을 받아들이고 거액의 작전 설계자 번호표(유지태 분)를 만난다.
‘돈’은 “나는 부자가 되고 싶었다”는 주인공 일현을 내세워 평범하고 현실적인 욕망을 건드린다. 돈은 누구나 꿈꾸지만 아무나 가질 수 없고, 없는 자는 당연히 갖고 싶고 가진 자는 어쩌면 더 갖고 싶은 대상이다. 돈도 없고 ‘빽’도 없는, 믿을 것은 오직 자신뿐인 일현은 현실 속 수많은 보통 사람의 모습을 닮았다. 일현이 합법과 불법을 아슬아슬하게 줄타는 ‘선택’을 계기로 큰돈을 얻는데, 영화는 그 과정을 통해서 인간의 탐욕을 들여다본다. 막연히 부자를 꿈꿨던 일현의 소유욕은 큰돈을 손을 쥐게 되자 과시욕으로 변질된다. 돈에 휘둘리고 주변에 상처 주고, 일탈도 서슴지 않는다. ‘돈’은 현실과 이상의 괴리에 대한 좌절, 그리하여 이어지는 선택과 성공, 탐욕의 변화 과정을 설득력 있게 그린다. 그러면서 일현에 자신을 대입해 지켜보는 이들에게 돈과 성공의 의미를 곱씹게 만든다. 이와 함께 일현을 향해 감시망을 좁혀오는 금융감독원의 추적이 재미를 더한다.
“‘국가부도의 날’의 바통을 이을 만한, 그렇지만 더 오락적인 경제영화”★★★(★ 5개 만점, ☆ 반점)
러닝타임 115분. 등급 15세 관람가. 개봉 3월20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