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없는 멜로 영화..왜?

  • 등록 2016-01-15 오전 9:07:56

    수정 2016-01-15 오전 9:29:00

‘뷰티 인사이드’·‘조선마술사’·‘나를 잊지 말아요’
[이데일리 스타in 박미애 기자]멜로 영화가 맥없다. 2015년 손익분기점을 넘기고 흥행에 성공한 ‘뷰티 인사이드’(205만명) ‘오늘의 연애’(189만) 두 편에 불과했다. 그 나마 200만명을 넘긴 멜로 영화는 ‘뷰티 인사이드’ 한 편이었다.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극장가에 로맨스 열풍을 이끌었던 멜로 영화들이 맥을 못 추고 있다. 관객의 흥미를 끌지 못하면서 제작도 개봉도 줄어들고 있다.

◇ 왜 힘들까..볼 만한 영화 없다

가물에 단비처럼 ‘조선마술사’와 ‘나를 잊지 말아요’가 개봉했다. ‘그날의 분위기’도 14일부터 관객과 만났다. ‘조선마술사’는 국민 연하남 유승호, 추억 전도사 고아라의 만남에도 고전 중이다. 멜로킹 정우성과 멜로퀸 김하늘이 만났지만 역부족이다. 개봉 3주차에 접어든 ‘조선마술사’는 13일까지 62만명, 2주차인 ‘나를 잊지 말아요’는 38만명을 모았다.

연도별 박스오피스 순위를 살펴보면 톱 50위에 든 영화는 2015년 ‘뷰티 인사이드’ ‘오늘의 연애’와 ‘쎄시봉’(171만명) 3편이었다. 2014년에는 ‘나의 사랑 나의 신부’(214만명) ‘남자가 사랑할 때’(197만명) ‘피끓는 청춘’(167만명) ‘인간중독’(144만명) 4편, 2013년 ‘연애의 온도’(186만명) ‘결혼전야’(121만명) 2편에 그쳤다. 2012년 ‘늑대소년’(665만명) ‘내 아내의 모든 것’(459만명) ‘건축학개론’(411만명) ‘후궁:제왕의 첩’(263만명) ‘나의 PS 파트너’(183만명) ‘반창꼬’(247만명) ‘러브픽션’(172만명) ‘은교’(134만명) 8편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2013년 이후 멜로 영화의 성적표는 참담하다. 멜로 영화가 관객의 외면을 받으면서 제작 편수도 줄어들고 있는 현실이다.

관객이 멜로 영화를 보지 않는 것은 ‘괜찮은’ 멜로 영화가 없어서다. 많은 멜로 영화 속 남녀 주인공의 이야기에 관객들이 공감을 못한다는 방증이다. 흥행에 성공한 ‘뷰티 인사이드’는 자고 일어나면 매일 모습이 변하는 남자와 그를 좋아하는 여자의 이야기로 멜로에 판타지가 결합된 독특한 소재의 작품이었다. ‘뷰티 인사이드’ 같은 작품이 성공하고, ‘이터널 선샤인’의 재개봉이 잔잔한 반향을 일으키는 것을 보면 멜로 영화에 대한 수요가 없어서는 아니다. 신유경 영화인 대표는 이야기의 한계를 지적했다. 그는 “TV에서도 재미있는 로맨스물이 많은데 굳이 극장에서까지 비슷한 내용의 영화를 볼 이유가 없는 거다. 차별화된 멜로가 아니면 관객을 극장으로 유인해내기 쉽지 않다”고 말했다.

◇진화 중..멜로+다른 장르=?

그러한 이유로 멜로에 다른 장르를 결합한 복합 멜로 영화가 시도된다. 역대 멜로 영화 흥행 1위 ‘늑대소년’도 지난해 흥행에 성공한 ‘뷰티 인사이드’도 멜로에 판타지 요소가 결합된 작품이었다. 관객을 모으는데 힘이 부치지만 ‘조선마술사’와 ‘나를 잊지 말아요’도 각각 판타지와 미스터리 요소를 가미한 멜로 영화다. ‘조선마술사’의 고아라는 “그냥 멜로보다 판타지가 들어가면서 볼거리도 풍부해지고 사랑에 멜로에 대한 상상력을 극대화시킬 수 있는 것 같다”며 장르와 장르의 결합이 이야기를 신선하고 풍부하게 만드는 장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김하늘이 ‘나를 잊지 말아요’를 선택한 데이는 익숙하지 않는 멜로 영화라는 점이 컸다. 그녀는 “로맨스물의 어쩌면 지루할 수 있는 부분을 미스터리가 커버할 수 있었던 것 같다”며 “뻔한 멜로 영화가 아닐 거라는 확신이 있었다”고 말했다.

중요한 것은 이야기의 힘이다. 멜로 영화의 타깃은 여성인데 많은 영화가 여성의 공감을 얻지 못한다는 지적이다. 현실성이 떨어지는 이야기에, 남녀가 만나고 헤어지는 결과에만 초점이 맞춰져 있다. 한 관계자는 “여성은 감성이 풍부하고 섬세하며 복잡하다. 그런데 대부분은 결과에만 관심을 가지고 여성이 관심을 가질 만한 관계를 바라보고 관점, 관계가 어떻게 발전하고 왜 변하는지 과정에 대한 디테일한 접근이 빠져 있다. 그렇다 보니 여성을 위한 영화인데도 여성의 공감을 얻지 못하는 것 같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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