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진구 "연기, 10년간 단 한 번도 싫증 난 적 없어"(인터뷰)

영화 '내 심장을 쏴라' 인터뷰
  • 등록 2015-02-02 오전 10:42:06

    수정 2015-02-02 오전 10:49:02

“진지한 분위기 별로 좋아하지 않아요. 평소에도 친구들과 장난치는 것을 좋아하고. 실제 성격은 수명보다 승민에 더 가깝죠.”(사진=한대욱 기자)
[이데일리 스타in 박미애 기자]영화계가 모처럼 훈훈해졌다. 여진구 때문이다. 여진구가 영화 ‘내 심장을 쏴라’(감독 문제용)로 관객 곁에 돌아왔다. 9개월 만이다. 그 사이 또 훌쩍 컸다. 이제 나이 열여덟인데 이젠 정말 ‘진구오빠’-누나 팬들이 ‘나이는 어려도 오빠라 부르고 싶다’면서 붙인 별명이다-라 불러야 할 것 같다. 여배우의 러브콜이 잇따르는 데에는 그만한 이유가 있는 거다.

여진구가 이번에 출연한 ‘내 심장을 쏴라’는 정유정 작가의 동명 소설을 스크린으로 옮긴 작품이다. 그는 정신적 외상을 겪은 후로 현실에서 도피하는 사회부적응자 수명 역을 연기했다. 여진구는 자신의 세계에 갇혀 사는 수명이란 인물이 궁금했고, 그렇게 영화와 인연을 맺었다.

“영화는 예쁘게 재미있게 잘 나왔는데 제 연기가 아쉬워요. 초반에 헷갈리지 않았으면 더 잘 나왔을 텐데….”

여진구의 아쉬움도 이해됐다. 수명은 연기하기 쉽지 않은 캐릭터였다. 정신병 환자에 특히나 내적인 상처와 고민이 큰 어찌 보면 정적인 인물이다. 표현에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었다. 영화 관계자도 “선뜻 수명을 하겠다는 배우가 없었다”고 말했을 정도다.

“수명의 경험이나 감정이 주변에서 얻기 힘든 것이어서 처음에는 소설에 의지했어요. 소설을 신경 쓰다 보니 나중에는 그 틀에 저를 가두고 연기하고 있었어요. ‘내가 잘하고 있는 게 맞나’라는 의문도 들었죠. 감독님도 그렇고 현장에서 ‘편하게 하라’는 얘기를 들어가면서 원작의 부담을 떨칠 수 있었고, 제 느낌대로 수명을 표현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지금은 많이 좋아해주시지만 한때는 목소리가 콤플렉스였어요. 중3 때 변성기를 심하게 겪었는데 목소리 때문에 자신감도 없어지고 말도 하지 않고 그때는 수명이처럼 외면만 했어요.”(사진=한대욱 기자)
원작에서 자유롭지 못했던 불안함이, 현실에서 벗어날 수 없었던 수명을 연기하는데 도움이 됐을 터다. 여진구는 ‘헤맸다’고 말했지만 정작 관객은 눈치 채지 못 했다. 시행착오를 겪기도 했지만 늦게 않게 수명의 캐릭터에 몰입했다. 10년간의 연기 경험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여진구는 여덟 살인 2005년 ‘새드무비’로 데뷔해 10년간 많은 작품에 참여했다. 아역연기를 벗기 시작한 건 근래의 일이다. 아역이라고 해도 드라마 ‘해를 품은 달’(2012) ‘자이언트’(2010)는 김수현 이범수 등 주연들을 긴장하게 할 정도의 연기였다. 그리고 영화 ‘화이:괴물을 삼킨 아이’(2013)는 여진구를 주목하게 했다.

아역배우들은 원치도 않은데 엄마 손에 이끌려 발을 딛는 경우가 많은데 그는 10년 넘게 작품 활동을 하면서 단 한 번도 연기가 싫은 적이 없었다고 했다.

“제가 TV에 나오고 싶어서 시작했던 것 같아요. 처음부터 연기를 평생 직업으로 해야 겠다 생각한 것은 아니지만 어느 순간 보니 제가 연기에 아주 많이 진지해져 있더라고요. 성격 상 질렸다고 느꼈으면 벌써 손을 뗐을 거예요. 연기가 어려울 때가 있어도 단 한 번도 싫거나 싫증을 느낀 적은 없어요.”

여진구는 유쾌했다. 짐짓 점잖은 척하지 않았다. 아역배우나 아역배우 출신들은 일찍 사회를 경험한 탓인지 때로는 지나치다 싶을 만큼 어른 같은 데가 있다. 여진구는 연기에 대해서는 진지해도 연기 외적으로는 제 또래와 다를 게 없었다.

“먼 얘기 같았는데 이제야 대학이란 높은 벽이 실감 나네요. 개인적인 욕심은 연기에 도움 되는 인문학 공부를 해보고 싶은데 엄청 노력 많이 해야 할 것 같아요.”(사진=한대욱 기자)
‘내 심장을 쏴라’ 간담회 현장에서도 그런 면모가 드러났다. 영화에는 여진구가 흡연하는 모습이 나온다. 원작에서 수명은 ‘골초’인데 여진구가 흡연하는 모습은 골초 치고 폼이 많이 안 난다. 경험이 없어서다. 미성년자 여진구의 흡연 연기는 취재진의 눈길을 끌었다. 한 취재진이 흡연 연기가 어땠는지 궁금해 가볍게 질문을 했는데 여진구는 미흡했다고 생각했는지 “내년에 더 연습하겠다”고 답변해 웃음을 자아냈다.

여진구는 올해 수험생의 신분이 된다. 그렇기 때문에 청춘에게 전하는 이야기인 ‘내 심장을 쏴라’가 더 와 닿았다고 했다.

“제 대사는 아니지만 ‘넌 누구냐. 가끔 궁금했어. 진짜 네가 누군지. 숨는 놈 말고, 대충 견디는 놈 말고, 네 인생을 상대하는 놈. 있기는 하냐’ ‘네 시간은 이제 네 거야’라는 말이 있어요. 승민이가 수명이한테 하는 얘기인데 꼭 저한테도 하는 얘기인 것 같았어요. 그래서 이 영화를 하면서 특별히 더 즐겁고 행복했던 것 같아요. 영화를 보시는 분들도 저와 같은 느낌을 받을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 관련기사 ◀
☞ 에이핑크 김남주, 15학번 새내기 된다…성균관대 합격
☞ '7번방의 선물' 분쟁…법원, 공동제작사에 46억원 지급 판결
☞ 이승기·문채원 '오늘의 연애' 180만 돌파…손익분기 눈앞
☞ KBS2 '슈퍼맨' 19.8% 1위…MBC '진짜사나이' 17% 2위
☞ 신승훈, 극비리 신인가수 제작…2월 첫 주 출격


이데일리
추천 뉴스by Taboola

당신을 위한
맞춤 뉴스by Dable

소셜 댓글

많이 본 뉴스

바이오 투자 길라잡이 팜이데일리

왼쪽 오른쪽

스무살의 설레임 스냅타임

왼쪽 오른쪽

재미에 지식을 더하다 영상+

왼쪽 오른쪽

두근두근 핫포토

  • 초췌한 얼굴 尹, 구치소행
  • 尹대통령 체포
  • 3중막 뚫었다
  • 김혜수, 방부제 美
왼쪽 오른쪽

04517 서울시 중구 통일로 92 케이지타워 18F, 19F 이데일리

대표전화 02-3772-0114 I 이메일 webmaster@edaily.co.krI 사업자번호 107-81-75795

등록번호 서울 아 00090 I 등록일자 2005.10.25 I 회장 곽재선 I 발행·편집인 이익원 I 청소년보호책임자 고규대

ⓒ 이데일리.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