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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프로축구연맹은 지난 20일 서울 서초구 양재동의 더케이호텔에서 하나원큐 K리그1 2023 개막 미디어데이를 개최했다. K리그1 12개 팀 사령탑과 선수단 대표가 참석했다.
이날 의외의 인물이 미디어데이 분위기를 좌우했다. 광주 이 감독이었다. 등장부터 심상치 않았다. 이으뜸의 유니폼을 거꾸로 착용한 채 입장했다. 깔끔한 정장 차림의 다른 감독과는 달랐다.
이유를 묻자 이 감독은 “이으뜸이 동계 훈련을 잘 준비했는데 일주일 전에 큰 부상을 당했다”라며 “어떤 말보다는 이게 위로가 될 거 같았다”라고 설명했다. 광주 관계자에 따르면 이으뜸은 연습 경기 도중 쇄골이 부러졌다. 복귀까지는 약 4개월의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알려졌다.
이뿐만이 아니었다. 시즌 각오를 밝혀달라는 말에 “광주만의 색깔을 내는 게 각오”라며 “우리 색 그대로 밀고 나갈 것이다”라며 종종 나오는 승격팀의 수비 축구는 없으리라 선언했다.
4강 팀을 꼽아달라는 질문에는 “모르겠다”면서도 “4강에 들기 위해선 우리를 잡아야 할 텐데 쉽게 승점을 주는 일은 없을 것”이라며 끈질기게 물고 늘어지겠다는 뜻을 밝혔다. 선수단 대표로 나온 선수 중 데려가고 싶은 선수를 묻자 윤빛가람(수원FC)을 꼽기도 했다. 이 감독은 “실력도 있지만 사고가 어떤지 대화하고 싶다”며 “스스로 자신 있는 거 같은데 나와 코드가 맞을 거 같다”라고 남다른 이유를 밝혔다.
사실 이 감독이 작정하고 나온 데는 이유가 있었다. 지난 2021년 강등의 쓴맛을 본 광주는 선수 유출을 피할 수 없었다. 엄원상(울산현대), 김주공(제주유나이티드), 이한도(부산아이파크), 윤보상(서울이랜드), 윤평국(포항스틸러스) 등 주축 선수가 여럿 떠났다. K리그2에 머무는 시간이 길어질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었다.
그렇게 1년 만에 K리그1으로 돌아왔지만, 상황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K리그2 챔피언이지만 K리그1에선 승격팀 중 하나일 뿐이었다. 미디어데이에 참석한 광주 안영규는 “우리를 강등 1순위로 생각하는 사람이 많을 거로 생각한다”면서 “뒤집을 수 있는 시즌을 보내겠다”고 힘줘 말했다.
광주 관계자는 “압도적으로 우승을 차지하고 올라왔지만, 지난해와 달라진 건 없었다”며 “감독님께서도 작정하시고 많이 준비하셨다”라며 신스틸러가 될 수밖에 없었던 배경을 전했다.
잔류를 위한 축구가 아닌 광주만의 축구를 하겠다고 선언한 광주는 오는 25일 오후 4시 30분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수원삼성을 상대로 시즌 첫 경기를 치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