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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축구연맹(FIFA) 글로벌 발전 책임자를 맡고 있는 아르센 벵거 전 아스널(프랑스) 감독은 카타르 알라이얀의 메인 미디어센터에서 열린 FIFA 기술 연구 그룹(TSG) 미디어 브리핑에서 이같이 말했다.
세계적인 스트라이커로 이름을 날렸고 은퇴 후 독일, 미국 대표팀 등을 이끈 위르겐 클린스만(독일) 전 감독도 “토너먼트 단계에 들어서면 완전히 새로운 대회가 시작된다”고 강조했다.
축구는 전력이 강한 팀이 이길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이번 대회는 꼭 그렇지만도 않다. 한국이 포르투갈을 이기고, 일본이 독일이나 스페인을 꺾고, 사우디아라비아가 아르헨티나를 제압한 것처럼 예상을 뒤엎는 결과가 속출하고 있다. 이변도 자꾸 일어나면 더이상 이변이 아니다.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 대표팀은 6일 오전 4시(이하 한국시간) 카타르 도하 974 스타디움에서 브라질과 2022 카타르 월드컵 16강전을 치른다.
객관적인 전력에선 밀리는게 사실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한국에 전혀 희망이 없는 것은 아니다. 특히 한국이 대반전을 기대할 수 있는 또다른 변수가 있다. 바로 ‘승부차기’다.
조별리그는 전·후반 90분 동안 승부를 가리지 못하면 무승부로 끝난다. 반면 16강전부터는 연장전을 치른다. 연장전까지 우열이 가려지지 않으면 ‘11m 러시안 룰렛’으로 불리는 승부차기로 최종 승자를 가린다.
월드컵에서 승부차기는 1978년 아르헨티나 월드컵부터 도입됐다. 하지만 실제로 월드컵 경기에서 승부차기로 희비가 엇갈린 것은 1982년 스페인 대회 서독과 프랑스의 준결승이 처음이었다. 이후 2018년 러시아 월드컵까지 총 30차례 승부차기가 열렸다.
승부차기는 전력이 약한 언더독이 강팀을 잡을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된다. 대표적인 예가 바로 2002년 한일월드컵 한국 대 스페인의 8강전이었다.
많은 전문가들은 한국이 브라질을 꺾고 8강에 오른다면 그중 유력한 시나리오로 승부차기 승리를 점친다. 물론 승부차기까지 가는 것 자체가 쉬운 일은 결코 아니다. 전·후반 90분에 연장 전·후반 30분 등 120분을 대등하게 맞서야 한다.
하지만 승부차기까지 갈 수만 있다면 객관적 전력차는 무의미해진다. 승부차기에서 가장 필요한 것은 강한 심장과 냉철한 판단력, 그리고 승리의 여신이 선물하는 행운이다.
2002 한일월드컵 스페인전 주역이었던 박지성 SBS 해설위원도 “골만 안 먹으면 승부차기까지 갈 수 있는 게 토너먼다”며 “단판 승부가 약팀에게는 더 유리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