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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 신한은행 쏠(SOL) KBO리그 개막전은 5월 5일 어린이날을 맞이해 잠실(두산-LG), 인천(한화-SK), 대구(NC-삼성), 수원(롯데-kt), 광주(키움-KIA) 등 5개 구장에서 일제히 열렸다.
KBO리그는 원래 3월 28일 시작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코로나19로 인해 몇 차례 연기를 거친 끝에 39일이 지난 이날 문을 열었다. 1982년 프로 출범 후 처음으로 경험하는 5월 개막이다.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는 개막 시점조차 잡지 못하고 있다. 일본프로야구는 7월 이후로 개막을 미뤘다. 이런 상황에서 KBO리그는 코로나19를 이겨낼 수 있다는 희망의 상징으로 주목받고 있다. 비록 무관중 경기지만 야구를 다시 하는 것만으로도 전 세계가 주목하고 있다.
이 같은 관심을 반영하듯 개막전이 열린 구장에는 각국 언론이 대거 몰렸다. LG 대 두산의 경기가 열린 잠실구장에는 오전부터 미국 LA타임즈, 일본 NHK, 중국 CCTV 등 외신이 몰려 취재 경쟁을 벌였다. SK 대 한화의 경기가 열린 인천SK행복드림구장에는 야구가 익숙지 않은 중동의 알자지라 방송까지 취재에 나섰다.
알자지라 방송 특파원인 록 맥브라이드 기자는 경기 전 인터뷰에서 염경엽 SK 감독에게 “전 세계 많은 이들에게 큰 관심을 받고 있는데 소감을 말해달라”는 질문을 던졌다. 염경엽 감독은 “KBO리그가 이런 관심을 받을 수 있게 된 건 우리 국민들의 높은 의식 덕분”이라며 “야구인의 한 사람으로서 국민께 감사드리며, 책임감을 가지고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겠다”고 답했다.
일본의 아마가사키 다쿠로 닛폰TV 서울 특파원은 “일본프로야구는 개막일을 정하지 못했는데 한국은 어떻게 야구를 시작하는지 알고 싶다”며 “경기장 입장 시, 발열 체크, 마스크 착용 강조 등 한국이 방역을 철저하게 하는 느낌이다”고 밝혔다.
하루 전에는 기쁜 소식도 전해졌다. 미국 ESPN과 일본 스포존(SPOZONE)이 KBO리그 경기를 자국에 생중계하기로 결정했다. ESPN은 매일 KBO리그 1경기를 미국 전역에 TV 생중계한다. KBO 관련 뉴스와 하이라이트 프로그램도 편성한다.
류중일 LG 감독은 미국 ESPN이 한국 프로야구를 중계하기로 했다는 소식에 “한국 야구를 세계에 알릴 기회라고 생각한다”며 “미국 메이저리그는 힘과 속도에서 앞서지만 우리는 아기자기한 야구를 하는 만큼 한국 야구도 발전했다는 걸 보여드리고 싶다”고 말했다.
무관중 경기로 개막전이 치러지는만큼 각 구단은 빈 관중석의 허전함을 메우고 TV를 시청하는 팬들과 소통하기 위해 다양한 아이디어를 짜냈다.
LG는 두산과의 잠실 개막전에서 2020년 ‘엘린이’(LG 어린이) 회원 중 가장 먼저 가입한 3명의 기념 시구 장면을 담은 영상을 전광판에 보여주는 특별한 시구 행사를 가졌다.
박양우 문화체육관광부 장관도 KBO리그 공식 개막전이 열린 인천 SK행복드림구장을 직접 방문해 방역 상황을 점검하고 관계자들을 격려했다. 박 장관은 “방역 당국과 의료진, 국민들의 협조 덕에 개막하게 됐다”며 “무관중으로 시작하지만 방역과 스포츠가 함께할 수 있는 단계까지 온 것은 다행스럽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어 “어렵게 시작하는 시즌이다”며 “방역 수칙을 준수하면서 수준 높은 플레이를 선보인다면, 세계 여러 나라에서 주목하는 상황에서 야구계에 오히려 좋은 기회가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정운찬 KBO 총재는 이날 KBO리그 개막 기념 메시지에서 “전 세계 프로 스포츠 대부분이 멈춰 있는 요즘, 무관중으로라도 프로야구를 개막하는 건 방역 최전선에서 헌신적으로 싸워주신 의료진 덕분이다”며 “당국의 안내에 따라 방역 수칙을 철저하게 이행해 주신 국민 여러분 덕분이기도 하다”고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아울러 “세계 야구 팬의 부러움과 관심을 받는 만큼 막중한 책임감도 느낀다”며 “선수와 관계자가 방역 수칙을 철저히 지키도록 각 구단은 완벽히 할 것이고, 선수들의 건강 상태도 수시로 점검하겠다”고 약속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