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진웅 “실존인물 부담에 못하겠다고…느낌표 있는 영화”

영화 ‘대장 김창수’ 제작보고회
  • 등록 2017-09-12 오후 1:50:28

    수정 2017-09-12 오후 1:50:28

조진웅(사진=노진환 기자)
[이데일리 스타in 박미애 기자]“처음에는 못 한다고 했어요.”

배우 조진웅이 역사 속 실존 인물을 연기하는 것에 대한 부담감이 있었다고 고백했다. 조진웅은 12일 오전 서울 강남구 신사동 CGV압구정에서 영화 ‘대장 김창수’(감독 이원태) 제작보고회에서 작품을 거절했었던 이유를 밝혔다.

“(‘대장 김창수’는) 김창수가 대장으로 성장하는 이야기인데 처음에는 ‘못합니다’ 얘기했어요. 실존인물의 얘기여서였죠. 3년이 지나서 할 수 있게 된 데에는 그 사이에 제가 깜냥이 됐다거나 해서가 아닙니다. 평범한 사람의 성장스토리를 통해 우리 모두가 인간으로서 존엄받을 필요가 있다는 이야기에 공감해서였습니다.”

조진웅이 극중에서 맡은 역할은 조선 말 명성황후 시해범을 죽이고 사형선고를 받는 김창수 역이다. 이원태 감독은 시나리오를 쓸 때부터 김창수 역에 조진웅을 염두에 뒀다고 밝혔다. 조진웅이 전작에서 보여준 우직함, 남자다움, 그러면서도 섬세한 모습에 매료돼서다. 외모에서 느껴지는 흡사함도 꼭 캐스팅하고 싶었던 이유였다. 초고를 끝내고 조진웅에게 첫 제안했고, 이후 3~4년간 각본을 마무리 한 끝에 조진웅과 인연이 닿았다. 그렇게 캐스팅된 조진웅은 전에 없던 고된 현장을 경험했다. 추운 날씨도 날씨거니와 고문 장면을 촬영하며 실제로도 많이 맞았다.

“힘들었다고 해도 촬영장을 벗어나면 밥이 있고, 쉴 공간이 있었습니다. 촬영장은 실제의 만분의 1, 천만분의 1도 표현되지 않았을 거예요. 촬영하면서 힘든 것은 감내해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예전에 ‘명량’ 때 최민식 선배님이 1초만으로도, 그분(이순신 장군)의 발끝만이라도 보고 싶다고 말한 적이 있는데 저 역시 그랬습니다. 타임머신이라도 있다면 1초만이라도 직접 볼 수 있으면 좋겠다고요. 상상으로밖에 표현할 수 없어서 죄송했습니다.”

때리는 역할은 감옥 소장 강형식 역을 맡은 송승헌의 몫이었다. 그는 “무슨 악역이 이렇게 멋있나란 생각을 했다”며 송승헌과 한 프레임에 잡힐 때는 억울한 기분도 들었단다. 그는 “송승헌이 그 잘생긴 얼굴에서 눈빛이 변할 때 무서웠다”며 “속으로 ‘너도 광고는 다했구나’ 싶었다”고 송승헌의 연기 변신을 치켜세웠다.

내달 19일 개봉하는 ‘대장 김창수’는 1896년 명성황후 시해범 죽이고 사형선고 받은 청년 김창수가 인천 감옥소의 조선인들 사이에서 대장으로 거듭나기까지의 이야기로 조진웅 송승헌 정만식 정진영 등이 출연한다. 이원태 감독은 “우리가 기억하는 위인들의 빛나는 순간도 중요하지만 그 순간에 이르기까지 고난의 순간도 알아야 하지 않나 생각으로 출발했다”며 “김창수가 누구인지는 관객들이 영화의 마지막에서 확인할 수 있게 도와 달라”고 부탁했다. 타이틀롤은 연기한 조진웅도 당부했다.

“이 영화를 하면서 제 스스로에 대한 질문이 있었어요. ‘왜 할까, 왜 만들어서, 왜 많은 사람과 공유하려고 할까’였습니다. 이 영화는 어떤 분이 보더라도 같이 공유할 수 있는 느낌표가 있는 영화입니다. 지금의 우리가 이 땅에 두 발로 딛고 서있을 수 있는 이유를 영화에서 확인해주세요.”

조진웅과 송승헌(사진=노진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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