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 V-리그 올스타전, 무엇이 특별했나

  • 등록 2015-01-25 오후 4:17:28

    수정 2015-01-25 오후 4:17:28

[이데일리 스타in 박은별 기자]‘별들의 전쟁’ NH농협 2014~2015 V-리그 올스타전이 25일 장충체육관에서 성황리에 막을 내렸다.

‘Re-START Back to the base’의 콘셉트를 가지고 진행된 이번 올스타전은 프로배구의 메카인 장충체육관 재개관과 프로배구 출범 10주년 미래비전 공표 후 첫 올스타전으로 프로배구의 별들이 총출전했다.

K-스타 팀(남자부 삼성화재, 대한항공, LIG손해보험/여자부 GS칼텍스, KGC인삼공사, 현대건설)과 V-스타 팀(남자부 현대캐피탈, 우리카드, OK저축은행, 한국전력/여자부 IBK기업은행, 한국도로공사, 흥국생명)이 맞선 이번 올스타전은 총 4세트(각 세트당 15점) 경기로 치러졌다. 1,2세트는 여자부 경기, 3,4세트는 남자부 경기로 진행됐고 총점에서 앞선 V-스타가 우승팀이 됐다. 별중의 별 MVP는 전광인(한국전력)과 폴리(현대건설)였다.

▲장충으로 옮겨 더 뜨거워진 열기?

이번 올스타전이 의미있는 이유는 있다. 프로배구의 메카인 장충체육관에서 5년 만에 열린 올스타전이라는 점에서다. 리모델링에 들어간 장충체육관은 2년 7개월만인 지난 19일 재개장했고 개장 경기에 이어 이번 올스타전이 치러졌다.

새롭게 바뀐 장충체육관을 보기 위한 팬들의 열기는 뜨거웠다. 경기 두 시간 전부터 장충체육관 주변은 줄서있는 팬들로 북적거렸다. 1시간 전, 관중들도 거의 입장을 마친 상태였다. 경기가 시작된 후에는 팬들이 계단까지 점령했다.

새롭게 단장한 경기장 시설인만큼 볼거리도 있었다. 애국가를 부를 때는 모든 조명이 꺼진 가운데 레이저빔을 이용해 태극기를 코트에서 볼 수 있게끔 한 것도 색다른 볼거리였다.

한국 여자배구의 전설과 미래가 함께 서 있는 장면도 배구 팬들에겐 특별하게 다가올 법한 일이었다. 1990년대 한국 여자배구를 대표하던 공격수 장윤희 한국배구연맹 육성위원과 세터 이도희 SBS스포츠 해설위원, 여자배구의 미래로 꼽히는 쌍둥이 선수 이재영(흥국생명)과 이다영(현대건설)이 애국가를 함께 부른 장면이 그랬다.

장윤희 육성위원과 이도희 해설위원은 1994년 히로시마 아시안게임에서 한국 배구에 금메달을 안긴 주인공들이고 고교생 쌍둥이 이재영과 이다영 역시 20년 후인 2014 인천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따내는데 큰 공을 세운 바 있다.

▲몸 사린 남자들?

선수들이 올스타전에서 보여주는 단골 팬서비스는 거의 정해져있다. 선수들의 댄스파티가 거의 주를 이루는 가운데 또 하나의 이벤트는 남녀 선수가 하나의 코트에서 뛰는 모습이다. 이 역시 시즌 중엔 거의 보기 힘든 장면으로 팬들에겐 큰 호응을 얻는 이벤트 중 하나다.

이날 올스타전에서도 남녀 선수들이 한 코트에서 뛰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다만 내용은 예년과는 조금 달랐다. 1세트가 여자부 경기로 치러진 가운데 갑자기 레오(삼성화재)가 먼저 K-스타 팀으로 뛰어들었다. 그러나 레오의 파괴력 넘치는 스파이크는 볼 수 없었다. 수비에만 집중했다. 레오는 찬스가 와도 점프 없이 점프 없이 공격하는 등 봐주는(?) 모습도 보였다. 네트가 남자부 경기보다 더 아래에 위치해있음에도 불구하고 네트를 넘기지 못하는 어색한 실수까지 나왔다. 지난 해 올스타전에선 남자 선수들도 과감하게 스파이크를 때리고 이를 완벽하게 받아내는 여자 선수들의 모습이 팬들의 호응을 크게 얻었지만 이번 올스타전에선 그런 모습을 볼 수는 없었다.

반대로 남자부 경기에 뛰어든 여자 선수들은 편파(?) 판정으로 힘을 얻었다. 3세트 경기에 나선 이재영은 공격을 시도 하는 대로 모두 득점으로 연결됐다. 심판의 편파판정에 상대 남자부 선수들은 항의(?)를 하기도. 여자부 선수들은 남자부 선수들과 달리 과감하게 공격하는 모습으로 또 다른 볼거리를 선사했다.

▲스파이크 서브 콘테스트, 외국인 선수 전멸

이벤트 행사로 매년 열리고 있는 서브킹퀸 콘테스트. 스파이크 콘테스트는 스파이크 서브를 스피드 건으로 측정해 가장 빠른 속력이 나온 남녀 우승자를 선정하는 대회다.

매번 강력한 서브로 경기를 지배하는 외국인 선수들. 그래서 그들의 전멸(?)은 의외의 사건이었다. 특히 서브킹 강력 후보로 꼽힌 시몬(OK저축은행)의 탈락은 충격으로 다가왔다.

본 게임에 앞서 연습에선 시속 113km의 강서브를 넣으며 여전히 강력 우승후보로 꼽혔던 시몬이지만 실전에선 달랐다. 첫 번째 서브는 코트 라인을 벗어났고 두 번째 서브는 아예 공을 상대 코트로 넘기지 못했다. 네트에 걸려 속도 측정이 아예 되지 않았다. 기대가 컸던 만큼 괴력 서브를 보지 못한 팬들의 아쉬움도 클 수밖에 없었다. 대신 번외 경기를 통해 팬들은 위안을 삼아야했다.

지난 해 우승자는 마이클(대한항공. 115km)이었고 매년 외국인 선수들이 강한 인상을 줬던 서브 킹 콘테스트다. 하지만 올해는 시몬과 다비드(우리카드) 등 외국인 선수들의 부진이 눈에 띄었다.

문성민(현대캐피탈)과 곽승석(대한항공), 전광인(한국전력)이 치른 결선에선 문성민이 2년 만에 서브킹으로 귀환했다.

여자부도 상황은 마찬가지였다. 외국인 선수 유일한 콘테스트 참가자 폴리(현대건설)가 예선전에서 탈락한 가운데 문정원(한국도로공사)이 서브퀸으로 우뚝 섰다.

▲문성민 깜짝 결혼 고백

문성민이 방송을 통해 깜짝 결혼을 발표한 것도 팬들에겐 색다른 볼거리였다. 문성민은 스파이크 서브 콘테스트를 마친 후 방송 인터뷰를 통해 결혼을 발표했다. 문성민은 잘생긴 외모로 팬들에게 큰 인기를 받고 있는 스타다.

문성민은 “우승 상금은 시즌이 끝나고 결혼 자금에 쓰겠다”며 “이 자리에 예비 신부가 와 있다. 예비 신부가 보는 자리에서 서브킹 타이틀을 획득해서 기분이 좋다. 시즌 때는 잘 챙겨주지 못해 미안하지만 시즌이 끝나고 더 잘해주겠다”고 메시지를 전하기도 했다.

▲팬들 위한 행사로 가득 채웠다

이번 올스타전은 팬들의 관심이 대단했다. 올스타 투표에는 지난 시즌(3만1531명)의 두 배 이상인 7만3382명이 참가해 뜨거운 열기를 실감케 했다. 그래서 행사도 팬들을 위해 채웠다.

빠짐없이 등장하던 가수들의 축하 공연 대신 이번 올스타전은 팬들을 위한 행사로 가득했다. 공중파 중계방송 관계로 시간이 다소 단축됐기 때문이다.

올스타전에 앞서 장외 특별무대에선 ‘소원을 말해봐!’ 행사를 통해 선수들이 직접 팬들의 소원을 들어주는 시간을 가졌다. 올스타로 뽑힌 선수들은 팬들의 요청에 따라 레드카펫을 밟고 들어와 수줍은 몸짓으로 춤사위를 선보였다. 이외에도 팬들과 함께하는 미션을 통해 선수들과의 친밀감 형성 및 특별한 만남을 위해 세 가지의 스킨십 프로그램 ‘런닝 V-리그’, ‘해피투게더’, ‘명랑 운동회’등도 열렸다.

최다 득표의 영예를 얻은 김요한, 양효진의 시상에도 팬이 함께 한 장면도 인상적이었다. 경기가 종료된 후에는 선수들이 팬 300명과 사인회를 통해 진한 스킨십을 나눴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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