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뷔 첫 아치' 박해민 "홈런 이후는 생각나지 않는다"

  • 등록 2014-07-06 오후 9:16:41

    수정 2014-07-06 오후 9:16:41

사진=삼성라이온즈
[잠실=이데일리 스타in 박은별 기자]삼성 박해민이 감격적인 데뷔 첫 아치를 그려냈다. 그는 “타구가 넘어간 뒤엔 아무 생각도 나지 않는다. 베이스를 어떻게 돌았는지도 모르겠다”고 소감을 말했다.

삼성은 6일 잠실 두산전에서 7-4로 이기고 두산과 3연전을 위닝시리즈로 장식했다. 두산과 상대전적은 5승6패로, 어느 정도 균형도 맞췄다.

박해민이 공격에서 가장 눈에 띄는 활약을 펼쳤다. 홈런 포함 2안타 3타점 2득점하며 공격에서 든든한 지원군이 돼줬다. 삼성이 점수를 뽑아낸 2회, 6회 박해민이 모두 그 중심에 섰다.

7번 타자 중견수로 선발출전한 박해민은 2회 선취점을 터트리며 심상치 않은 타격감을 뽐냈다. 박석민의 2루타로 시작된 1사 3루 찬스서 노경은의 2구째 슬라이더를 가볍게 공략, 중전 안타로 연결시켰다. 그 사이 박석민은 홈인.

이후엔 빠른 발의 효과를 톡톡히 봤다. 지난 2경기서 도루 3개를 성공시킨 박해민을 두산 배터리가 의식하지 않을 수 없었다. 노경은의 견제 실수를 틈타 2루까지 훔친 박해민은 노경은의 폭투 때 3루까지 안착했다. 포수를 크게 벗어난 공이 아니었지만 박해민의 빠른 발과 센스, 순간 판단력과 집중력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여기에 김상수 타석에선 스퀴즈 작전이 나왔고 또 한 번 홈으로 질주, 추가점을 냈다. 2점 모두 박해민이 만들어낸 셈이었다.

2-0으로 팽팽한 긴장감이 유지되던 6회엔 쐐기포를 작렬시켰다. 6회 채태인의 볼넷과 최형우의 2루타로 얻은 무사 2,3루 찬스. 박석민과 이승엽은 땅볼에 그치며 1점밖에 추가하지 못한 상황이었다.

그리고 다시 한 번 박해민에게 기회가 걸렸다. 박해민은 이번엔 기다렸다는 듯이 노경은의 초구에 방망이를 휘둘렀다. 143km짜리 몸쪽 낮은 직구. 힘을 제대로 실은 타구는 아니었지만 쭉쭉 뻗어나가던 타구는 우측 담장을 아슬아슬하게 넘어갔다. 박해민의 쐐기포자 프로 데뷔 첫 홈런이 터진 순간이었다. 박해민은 오른손을 번쩍 들어 첫 아치를 스스로 축하했다. 스코어 5-0. 박해민의 한 방은 승기를 가져오기 충분했다.

박해민의 데뷔 첫 홈런볼도 무사히 그의 품으로 돌아왔다. 삼성 관계자는 “두산 팬이었던 홈런볼 캐치 주인공이 경기가 끝난 뒤 두산 외야수 정수빈과 사진 촬영을 하고 정수빈의 유니폼을 선물받는 것으로 하고 홈런볼을 돌려받기로 했다”고 전했다.

경기 후 박해민은 “사실 잘 맞은 타구는 아니었다. 1차전부터 나에게 몸쪽으로 계속 승부하는 것 같아서 몸쪽을 노리고 있었다. 첫 타석에서 실투를 하나 놓쳐서 두 번째 타석에서는 오른 다리를 빼고 몸쪽을 대비하고 들어갔다. 운이 좋게 타구가 넘어가더라”면서 당시 홈런 상황을 설명했다.

이어 “이후부턴 생각이 잘 나지 않는다. 1루 베이스는 어떻게 밟았는지, 세리머니는 어떻게 했는지 기억도 나지 않는다. 넘어간 뒤로는 그 기분을 설명할 수 없다”며 웃었다.

박해민은 “목표는 늘 똑같다. 1군에 계속 붙어있고 싶은 마음 뿐이다. 신인왕은 전혀 욕심도 없다”며 앞으로의 활약을 다짐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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