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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준석의 홈런은 단순히 플레이오프서 LG를 꺾고 한국시리즈에 진출할 수 있게 한 한 경기의 활약에 그치지 않는다. 두산이 눈 앞에 다가 온 한국시리즈서도 만만치 않은 힘을 보여줄 수 있음을 상징적으로 보여주고 있는 한 방이다.
최준석은 넥센과 준플레이오프 MVP였다. 넥센과 경기서 중요할 때 마다 한 방을 쳐낸 것이 높은 평가를 받았다. 눈길을 끈 것은 그가 고작 5경기서 6타수(3안타)만을 기록했다는 점이다. 그만큼 임팩트 있는 활약을 했음을 뜻하기도 하지만 반대로 많은 출장 기회를 갖지는 못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플레이오프 4차전의 대타 쐐기포가 중요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사례는 또 있다. 두산의 계속된 8회말 공격, 1사 3루서 쐐기 적시타를 친 주인공은 7회말, 대주자로 나섰던 민병헌이었다. 민병헌은 포스트시즌서 이렇다 할 활약을 펼치지는 못했지만 정규시즌서 생애 첫 3할 타율(.319)을 기록한 선수다. 그의 원래 자리는 2번 혹은 3번에 배치 된 주전 선수였다. 그 역시 승부처에서 방망이 대신 발로 활용됐다.
두산의 두터은 야수진은 정규 시즌서는 불안 요소이기도 했다. 누구나 주전으로 나서도 이상할 것 없는 선수들이 많다보니 자칫 선수 기용에 불만이 쌓일 위험성을 안고 있었기 때문이다. 원칙이 흔들리는 모습이 자주 보였던 탓에 더욱 그랬다.
그러나 포스트시즌은 다르다. 모든 선수들이 자연스럽게 하나의 목표로 뭉칠 수 있는 계기가 된다.
두산이 이번 포스트시즌서 많은 경기를 치렀지만 단순한 체력 문제만으로 약세를 점치기 어려운 이유이기도 하다. 다양한 선수들이 고르게 출장하다 보니 적어도 야수 쪽에서는 체력적인 부담을 덜 수 있기 때문이다. 몇몇 선수에 의존하지 않아도 된다는 점에서도 고무적이다. 주축 선수들에게만 의존하는 팀은 그 선수들이 막힐 경우 벽에 부딪히지만 두산은 상대적으로 그런 위험성이 적다는 장점을 갖고 있다.
과연 두산이 모든 팀 들의 부러움을 사고 있는 두터운 야수진을 앞세워 더 큰 꿈을 이뤄낼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