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 같은 B조에 속한 이란, 사우디아라비아, 북한, UAE의 전력을 분석해 본다.
(괄호 안은 FIFA 랭킹, 한국과 역대전적)
▲이란(48위, 8승5무8패)
허정무 감독이 “중요한 순간 번번이 한국의 발목을 잡은 팀”이라고 경계한 중동 축구 전통의 강호다. 월드컵 본선에 세 차례(1978, 1998, 2006년) 출전했고, 아시아 3차 예선에서도 3승3무(7득점 2실점)를 기록, 5조 1위로 최종예선에 올랐다.
한국은 지난해 아시안컵 예선에서 1무1패를 기록한 데이어 본선 8강전에서 0-0으로 비긴 뒤 승부차기에서 4-2로 이긴 바 있다. 하지만 이란 원정 3경기에선 1무2패로 1승도 올리지 못했다. 홈과 원정 경기 전략을 면밀하게 수립할 필요가 있다.
이번 이란 대표팀에서 눈에 띄는 점은 1996년 아시안컵 8강전에서 무려 4골을 넣으며 한국에 2-6 참패를 안긴 ‘왕년의 골게터’ 알리 다에이가 사령탑을 맡고 있다는 것이다. 한국에 강한 자신감을 가질 수 있는 대목이다. 하지만 다에이 감독이 노장보다는 신예들을 중용하는 탓에 경험이 부족하다는 지적도 있다.
또 독일 분데스리가의 명문 바이에른 뮌헨에서 지난 해까지 활약한 스타플레이어 알리 카리미(현 카타르 SC)가 이란축구협회와의 갈등으로 최종예선 출전 여부가 불투명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다음 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풀럼에서 뛸 된 안드라니크 테이무리안, 스페인 프리메라리가의 오사수나 소속의 자바드 네쿠남, 독일 분데스리가 보쿰의 스트라이커 바히드 하세미안 등 유럽파들이 주요 포지션에 포진해 있다.
한국이 지난 1989년 이탈리아 월드컵 아시아 예선에서 2-0으로 꺾은 뒤 무려 19년 동안 단 한번도 이기지 못한 난적이다. 월드컵 본선에도 1994년 미국 월드컵부터 4회 연속 진출했고, 이번 아시아 3차예선에선 우즈베키스탄과 5승1패 동률을 이루고 골 득실에서 앞서 조 1위를 차지했다.
전형적인 ‘빅맨-스몰맨’ 조합인 야세르 알카타니-말렉 모아드 투톱 콤비가 막강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고 타세르 알 야심, 나세르 알 샤므라니 등 신예들의 기량도 만만치 않다. 3차예선에서 터뜨린 14골은 우즈베키스탄(15골)에 이어 최종 예선 출전국 가운데 두 번째로 많다.
그러나 지나치게 잦은 사령탑 교체가 약점이다. 지난 해 아시안컵에서 한국과 맞붙었던 엘리우 도스 앙주스 감독이 3차예선 도중 경질돼 2002년 한일 월드컵 대표팀 감독을 지낸 자국 출신의 알 조하르 감독 체제로 5, 6차전을 치렀다. 조하르 감독은 1994년 이후 19번째 대표팀 감독. 안정적인 전력을 발휘하기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할 수 있다.
▲아랍에미리트연합(95위, 7승5무2패)
허정무 감독이 승수쌓기의 대상으로 지목할 만큼 비교적 만만한 상대다. 3차예선에서도 시리아와 2승2무2패 동률을 이루고 골득실차로 2위에 올라 최종예선에 턱걸이했다.
한국은 쉽게 볼 수도 있으나 UAE의 주장 압둘라힘 쥬마는 조 추첨 결과가 나오기전 “우즈베키스탄과 일본을 피하고 싶다”며 한국, 호주 등과는 한번 해볼 만하다는 자신감을 피력한 바 있다. 지켜 볼일이다.
▲북한(118위, 5승6무1패)
국제축구연맹(FIFA), 역대전적 모두 한국이 압도하지만 이제는 다르다. ‘허정무호’가 올해만 세 차례 맞대결을 펼쳤지만 모두 비겼다. 허정무 감독은 “3차예선을 치르면서 점점 더 짜임새를 갖춰가고 있다”고 평가한다.
특히 주목해야 할 점은 6차례의 3차 예선 경기서 단 한골도 내주지 않은 수비력이다. 밀집수비를 펼치다 역습을 펼치는 스타일 때문이라고 볼 수 있지만 그만큼 수비 조직력이 탄탄하다고 평가할 수 있다.
이젠 국내 축구팬들에게도 익숙한 유럽파 홍영조(세르비아 베자니아)와 일본 J리거 정대세(가와사키)가 공격의 핵이며 노련한 김영준이 미드필드 라인을 이끈다. 하지만 전체적인 수준은 한국이 두려워 할 정도는 아니었다.
다만 남북한의 특수성 탓에 북한전은 객관적인 전력외에 심리적인 요인이 승부에 큰 영향을 미친다. 또 정치적인 환경이 크게 변하지 않는 한 경기 장소를 두고 다시 갈등을 빚을 가능성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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