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 종가' 영국, '야구 월드컵' WBC서 콜롬비아 꺾는 이변

  • 등록 2023-03-14 오후 3:01:49

    수정 2023-03-14 오후 3:01:49

영국 내야수 다넬 스위니가 콜롬비아와 경기에서 1루로 공을 송구하고 있다. 사진=AFPBBNews
[이데일리 스타in 이석무 기자] ‘축구 종가’로 유명한 영국이 ‘야구의 월드컵’이라 불리는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본선 무대에서 역사적인 첫 승리을 거뒀다.

영국은 14일(한국시간) 미국 애리조나주 피닉스의 체이스필드에서 열린 2023 WBC 1라운드 C조 경기에서 콜롬비아를 7-5로 꺾었다.

영국은 오늘날 현대식 축구가 처음 시작된 ‘축구 종주국’이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는 미국의 메이저리그처럼 세계 축구 최고의 리그로 인정받고 있다.

하지만 야구는 초라하다. 영국 내에선 야구가 거의 열리지 않는다. 이번 대표팀 역시 영국 출신 선수는 거의 없다. 대부분 국적은 미국이나 영연방인 바하마지만 영국인 부모를 둔 경우다. 선수들 대부분 미국 마이너리그에서 뛰고 있다. 2015년부터 지난해까지 메이저리그 통산 297경기를 소화한 LA다저스 외야수 트레이스 톰슨 정도가 그나마 알려진 선수다.

지난해 열린 WBC 예선에서 프랑스, 독일, 스페인을 따돌리고 처음으로 본선에 진출한 영국은 1라운드 C조에서 미국(2-6), 캐나다(8-18·7회 콜드게임)에 패했다. 하지만 세 번째 경기에서 복병 콜롬비아를 꺾는 이변을 일으켰다.

콜롬비아는 해럴드 라미레스(탬파베이), 지오 어셀라(LA에인절스), 호르헤 알파로(보스턴), 오스카르 메르카도(세인트루이스) 등 메이저리그 주전급 선수들아 상당수 포함된 강팀이다. 이번 대회 첫 경기에선 강호 멕시코를 꺾기도 했다.

이날 콜롬비아 선발투수는 KBO리그 KT위즈에서 2019년부터 지난해까지 4시즌이나 활약한 윌리엄 쿠에바스였다. 쿠에바스도 2016년부터 2018년까지 잠시나마 빅리그에서 뛴 경험이 있다.

영국은 만만치 않은 전력인 콜롬비아를 상대로 짜릿한 역전승을 거뒀다. 0-3으로 뒤진 4회말 무사 1, 3루 상황에서 BJ 머리의 희생플라이로 1점을 만회한 뒤 계속된 2사 만루 기회에서 차베스 영의 2타점 좌전 적시타로 3-3 동점을 만들었다.

쿠에바스는 3회까지는 실점 없이 막았지만, 4회 두 타자 연속 출루를 허용한 뒤 마운드에서 내려왔다. 이어 구원투수들이 난타당하면서 쿠에바스에게 실점이 기록됐다. 이날 쿠에바스의 성적은 3이닝 2피안타 2실점이다.

영국은 5회말 1사 2, 3루에서 터진 제이든 루드의 2타점 2루타로 5-3, 역전전에 성공했다. 이어 7회말에는 해리 포드의 좌월 솔로포와 상대 폭투로 점수를 추가해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콜롬비아는 빅리그에서 105경기를 뛴 딜슨 에레라가 9회초 솔로포를 터뜨리는 등 뒤늦게 2점을 만회했지만 끝내 이변의 희생양이 됐다.

한편, 이어 열린 경기에서는 미국이 캐나다에 12-1, 7회 콜드게임 승리를 거뒀다. 12일 영국에 6-2로 이겼지만 13일 멕시코와 경기에서 5-11로 패했던 미국은 이날 승리로 2승 1패를 기록, D조 선두로 나섰다. 미국은 16일 콜롬비아를 꺾으면 자력으로 8강 진출을 확정한다.

이번 대회에서 초호화 타선을 구축하고도 앞선 2경기에서 11득점에 그쳤던 미국은 이날 1회에만 9점을 뽑아 일찌감치 승부를 갈랐다. 3번 타자로 선발 출전한 ‘슈퍼스타’ 마이크 트라웃은 타자 일순 후 두 번째 들어선 1회말 타석에서 좌중월 3점홈런을 터뜨려 승부를 갈랐다.

2회말에는 트레이 터너의 좌월 솔로포 등 3점을 추가했다. 단 2이닝 만에 12점을 쏟아낸 미국은 이후 추가점을 올리진 못했다. 하지만 선발 랜스 린(5이닝 2피안타 1실점)과 마일스 마이컬러스(2이닝 3피안타 무실점)가 캐나다 타선을 1점으로 막아 7회에 콜드게임울 완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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