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향 우간다 못간 다우디 "하루 두 번 영상통화로 가족 만나"

  • 등록 2020-08-26 오후 7:08:57

    수정 2020-08-26 오후 7:08:57

현대캐피탈 다우디 오켈로가 KB손해보험과의 KOVO컵 경기에서 상대 블로킹을 앞에 둔 채 강스파이크를 시도하고 있다. 사진=현대캐피탈
[제천=이데일리 스타in 이석무 기자] 남자 프로배구 현대캐피탈의 외국인선수 다우디 오켈로(25·우간다)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난감한 상황을 겪었다.

코로나19로 인해 고국인 우간다가 국경을 봉쇄한 탓에 지난 3월 리그가 조기 종료됐음에도 가족에게 돌아가지 못했다. 설상가상으로 다우디는 여자친구와 우간다에서 결혼식 올릴 예정이었지만 그 계획도 물거품이 됐다.

비시즌 동안 팀 훈련도 진행되지 않다보니 다우디는 낯선 한국에서 외로운 생활을 이어갈 수밖에 없었다. 애완견과 집밖을 산책하는 것이 그나마 유일한 취미였다.

하지만 그런 시간을 이겨낸 다우디는 다시 코트로 돌아왔다. 비록 진짜 가족은 만나지 못했지만 대신 가족과도 같은 동료들과 함께 하면서 배구로 외로움을 달래고 있다.

다우디는 26일 제천체육관에서 열린 ‘2020 제천 MG새마을금고컵 프로배구대회’(KOVO컵) KB손해보험과의 조별리그 3차전에서 28득점을 책임지며 현대캐피탈의 세트스코어 3-1 승리를 견인했다.

1세트에선 몸이 덜 풀린 듯 다소 불안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지만 2세트부터 본격적으로 살아나기 시작했다. 3세트에선 혼자 12점을 책임지는 등 원래의 높이와 파워를 완전히 회복했다.

최태웅 현대캐피탈 감독은 비시즌 동안 고국에 돌아가지 못한 다우디의 심리적인 부분도 세심하게 관리하고 있다. 그는 “다우디가 마음이 여린 부분이 있어 걱정이긴 하다”며 “처음부터 강하게 몰아붙이기 보다는 서서히 강해지도록 푸쉬하고 있다”고 말했다.

경기 후 취재진과 만난 다우디는 표정이 밝았다. 현재 상황에 많이 적응한 듯 보였다.

다우디는 “가족들과 하루 두 번씩 영상 통화하면서 잘 지내는 것을 확인하고 있다”며 “전세계적인 팬더믹으로 인해 의도치 않은 상황에 처했지만 어쩔 수 없는 일이고 지금은 편하게 지내고 있다”고 말했다.

오히려 지금 상황을 긍정적으로 받아들이려고 노력하는 기색이 역력했다. 그는 “작년에는 시즌 중반에 합류했기 때문에 동료들과 소통하는데 있어 부족한 점이 있었다”며 “올해는 처음부터 함께 지내다보니 팀과의 관계가 더 끈끈해지는 것 같다”고 말했다.

더 나은 한국 생활을 위해 일주일에 한 번씩 한국어 수업을 듣고 있다는 다우디는 “지난 시즌은 코로나19 때문에 중간에 시즌이 끝나 아쉬움이 컸다”며 “지난해 이루지 못한 우승을 이루기 위해 외국인선수로서 책임감을 갖고 최대한 헌신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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