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정우는 영화 ‘하이재킹’(감독 김성한)의 개봉을 앞두고 14일 서울 종로구의 한 카페에서 취재진과 인터뷰를 진행했다.
‘하이재킹’은 1971년 대한민국 상공, 여객기가 공중 납치되면서 벌어지는 극한의 상황을 담은 영화다. 1971년 1월 23일 대한항공 여객기에서 발생한 납치 실화를 바탕으로 만들어진 이야기다.
하정우는 극 중 여객기가 납치된 하이재킹 상황에서 납치범의 위협에 대응하면서도 최대한 승객들의 안전을 위해 고군분투하는 부기장 태인 역으로 전작들과 다른 연기 변신을 선보였다. 실화의 무게가 주는 힘과 진정성을 고려해 지금까지의 필모그래피들과 다른, 최대한 웃음기와 능청을 뺀 진지하고 담백한 연기로 새로운 얼굴을 보여줬다는 평가다.
특히 하정우는 ‘하이재킹’의 주인공으로서 극의 중심을 이끈 것은 물론, 다른 배우들의 캐스팅에 혁혁한 공을 세운 사실이 알려져 눈길을 끌었다. 전작 ‘국가대표’, ‘신과 함께’ 시리즈로 호흡한 배우 김동욱의 카메오 캐스팅을 직접 제안한 것은 물론 극 중에서 하정우와 대립 구도를 형성한 악역 ‘용대’ 역의 여진구 캐스팅에도 하정우의 숨은 노력이 있었다고.
하정우는 “만나보니 괜찮더라. 감독님과 제작진에게 ‘진구 괜찮은 거 같다’고 적극 추천했다. 이 친구가 또라이 기질도 있고, 용대란 캐릭터의 눈 돌아가는 에너지만 눈빛으로 뽑아낼 수 있다면 설득력있는 연기를 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며 “처음엔 아가이고, 아역 시절 느낌이 남아있을 것 같다고 생각했었는데 생각보다 덩치가 크고 웨이트를 많이 한 건지 몸도 돌덩이 같더라. 지금 여진구 정도의 풍채라면 홀로 비행기를 납치하는 것도 가능한 이야기겠다 생각이 들었다”고 회상했다.
악역 ‘용대’의 캐스팅에 그렇게 오랜 기간이 걸릴 수밖에 없던 이유도 밝혔다. 하정우는 “극 중 용대도 그렇고, 납치범 실존 인물도 스물 두 살이다. 실존 인물의 생김새는 사실 굉장히 왜소한데, 이 때문에 그 몸으로 어떻게 혼자 비행기를 납치했을까 의아함은 있었다. 그랬기에 감독님을 비롯한 제작진 모두가 용대를 맡아줄 만한 배우들을 신중히, 오랫동안 물색했다”며 “그러다 여진구를 만났다는 게 되게 신기하다. 생각해보니 ‘두발로 티켓팅’에 출연한 게 결정적 계기가 되어준 것 같다. 예능 촬영하면서는 매일 밤 진구를 방에 불러 와인을 마셨다. 그렇게 주지훈도, 민호도 모르게 조용히 둘이 이야기나누며 진구의 필모그래피에 대한 심도깊은 담소를 나눴다. ‘진구의 필모톡’이나 다름 없었다”고 전해 포복절도케 했다.
함께 촬영을 하면서는 최대한 여진구를 비롯한 모든 배우들과 소통하며 앙상블을 이뤄나갔다. 하정우는 “진구에게 처음부터 스스럼없이 작품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자고 약속했다. 완벽한 시나리오는 없고 모든 대본에 부족함이 있기 때문에 시나리오에 있는 공백을 촬영 기법 혹은 배우들의 연기로 커버하는 경우가 많다”며 “이 작품 같은 경우는 저와 진구, 성동일 형, 채수빈, 문유강 등 캐릭터들이 빚어내는 충돌이 굉장히 중요하단 생각이 들더라. 부족한 부분을 캐릭터들의 감정선으로 커버해야겠단 결심이 들었고 그래서 리허설도 수십 번씩 했다. 진구랑 나이 차이는 있지만 함께 작품에 임하는 동료로서 최대한 스스럼없이 하고 싶은 이야기를 주고받으려 노력했다”고 말했다.
‘하이재킹’은 오는 6월 21일 개봉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