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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은 6일 잠실 두산전에서 7-4로 이기고 두산과 3연전을 위닝시리즈로 장식했다. 두산과 상대전적은 5승6패로, 어느 정도 균형도 맞췄다.
이날 승리에서 가장 빛난 선수는 선발 배영수였다. 올시즌 가장 완벽한 피칭으로 마운드를 든든하게지켰다. 8회까지 4피안타 1사사구에 2실점(1자책)했다. 이 실점도 이미 승기가 기운 시점에서 나온 것이라 크게 문제될 건 없었다. 7회까지 단 한 점도 내주지 않았을만큼 배영수의 피칭엔 흠잡을데가 없었다. 108구의 역투였다.
물론 그의 힘만으로 가능했던 일은 아니었다. 2012시즌 입단 동기 박해민과 이흥련도 공수에서 배영수를 도왔다.
먼저 박해민(홈런 포함 2안타 3타점 2득점)이 공격에서 든든한 지원군이 돼줬다. 삼성이 점수를 뽑아낸 2회, 6회 박해민이 모두 그 중심에 섰다.
7번 타자 중견수로 선발출전한 박해민은 2회 선취점을 터트리며 심상치 않은 타격감을 뽐냈다. 박석민의 2루타로 시작된 1사 3루 찬스서 노경은의 2구째 슬라이더를 가볍게 공략, 중전 안타로 연결시켰다. 그 사이 박석민은 홈인.
2-0으로 팽팽한 긴장감이 유지되던 6회엔 쐐기포를 작렬시켰다. 6회 채태인의 볼넷과 최형우의 2루타로 얻은 무사 2,3루 찬스. 박석민과 이승엽은 땅볼에 그치며 1점밖에 뽑아내지 못하던 상황이었다.
그리고 다시 한 번 박해민에게 기회가 걸렸다. 박해민은 이번엔 기다렸다는 듯이 노경은의 초구에 힘차게 방망이를 휘둘렀다. 143km짜리 몸쪽 낮은 직구. 힘을 제대로 실은 타구는 아니었지만 쭉쭉 뻗어나간 타구는 우측 담장을 아슬아슬하게 넘어갔다. 박해민의 쐐기포자 프로 데뷔 첫 홈런이 터진 순간이었다. 박해민은 오른손을 번쩍 들어 첫 아치를 스스로 축하했다. 스코어 5-0.
포수 이흥련은 안방에서 배영수를 도왔다. 일주일 중 단 하루, 그에게 주어진 선발 출전기회다. 그는 배영수가 선발등판하는 날, 선발 마스크를 쓴다. “모든 포커스를 이날 하루에 다 맞춘다”던 이흥련의 각오대로였다.
그만큼 일주일의 모든 경기를 준비하던 시즌 초반과 비교해 경기 준비는 훨씬 철저해지고 치밀해진 셈이다.
배영수의 좋은 컨디션과 이흥련의 철저한 분석. 그리고 집중력이 만나니 배영수의 공에도 더 위력이 생길 수 밖에 없었다. 배영수의 호투 뒤엔 이흥련의 도움도 있었음은 당연한 일이다. 이흥련은 8회 적시타도 보내며 팀 승리에 쐐기를 박았다.
“배영수 선배의 승리를 챙겨드리고 싶고, 포수는 언제나 퍼펙트로 막는게 목표다. 안타는 딱 하나 정도만 치고 싶다”던 이흥련은 자신의 목표도 100% 이상 수행했다.
기라성 같은 선배들 속에서 가장 가깝게 지내던 입단 동기 이흥련과 박해민. 경기 전 아이패치를 다정하게 붙이며 승리를 다짐하던 두 선수가 배영수와 팀을 든든하게 도운 경기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