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OMG는 22일 오후 10시 공식 유튜브 채널에 이하이의 영입 확정 영상을 게재해 전속계약 체결을 공식화했다. 이하이는 2011년 SBS 오디션 프로그램 ‘K팝스타’에서 준우승을 차지하며 대중에게 처음 얼굴과 목소리를 알렸다. 이후 YG에 둥지를 틀고 2012년 정식 데뷔해 ‘1,2,3,4’, ‘한숨’, ‘누구 없소’ 등의 히트곡을 냈다. 오랜 시간 몸담았던 YG를 떠난 건 지난해 12월 31일. 그 뒤로 수많은 기획사들의 러브콜이 쏟아졌는데 이하이는 고심을 거듭하며 ‘FA’ 상태로 반년이 넘는 시간을 보낸 뒤에야 AOMG를 새 둥지로 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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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OMG 관계자는 23일 이데일리에 “이하이와 계약이 완료된 시점은 해당 유튜브 영상이 업로드된 이후”라고 말했다. 불과 일주일 전까지만 해도 이하이와 AOMG간의 ‘밀당’이 계속되고 있었다는 의미다. AOMG는 이하이 영입 소식을 전하며 “이하이와 함께할 수 있어 기쁘다. 오래전부터 눈여겨봐 오던 아티스트였다. 이하이가 더 폭넓고 활발한 음악 활동을 할 수 있도록 전폭적인 지원을 펼칠 것”이라고 밝혔다.
‘돈’보다 ‘음악 스타일’
이하이의 AOMG행은 더욱 큰 주목을 받는 이유는 대형기획사에 몸담고 있다가 중소기획사를 택했다는 점이다. 가요계 관계자들은 이하이처럼 대형기획사를 떠나 새로운 둥지를 택하는 이들의 경우 ‘음악색깔 및 활동 방향성’을 주요 기준으로 삼는다고 입을 모은다. 내실을 갖췄다면 기획사의 규모는 우선적 고려대상이 아니라는 것이다.
이하이 역시 거액의 계약금을 제시한 대형 기획사의 제안을 뿌리치고 AOMG를 택했다는 후문이다. 한 가요마케팅업체 대표 B씨는 “대형기획사들은 그만큼 아티스트 숫자가 많기에 소외되는 이들이 발생할 수 있다. 이하이 역시 YG 시절 3년이라는 긴 공백기를 가진 바 있다”면서 “대형기획사 출신 가수들이 중소기획사를 새 둥지로 택하는 이유 중 하나는 온전히 자신에게 집중해줄 수 있다는 기대감”이라고 말했다.
규모나 음악적 방향성을 떠나 회사와의 ‘케미’를 중시하는 이들도 있다. 국내외에서 활약한 유명 아이돌 그룹과 일했던 매니저 C씨는 “신인 가수들은 보통 표준계약서에 따라 회사와 7년 계약을 맺는다. 7년간 한 회사에서 활동하다 보면 꾸준하게 품게 되는 의문이나 불만요소가 있기 마련이다”라며 “새로운 회사를 택할 때 전 회사에서 가지고 있던 불만 요소를 얼마만큼 해소해줄 수 있느냐도 중요한 기준으로 작용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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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뢰 쌓은 매니저와 함께”
새 둥지를 정할 때 친분 혹은 신뢰 관계를 가장 우선시하는 이들도 있다. 매니저와의 의리를 이어가는 경우다. 올 초 신생 기획사 이담엔터테인먼트에서 새로운 출발을 알린 아이유가 대표적인 사례다. 이담엔터테인먼트는 2008년 데뷔 때부터 아이유와 함께하며 12년간 호흡을 맞춘 배종한 씨가 대표를 맡았다. 아이유는 카카오M 소속 가수로 활동할 때 같이 일해 온 다른 스태프들과도 새 회사에서 함께하기로 했다. 백아연도 JYP에서 호흡을 맞췄던 조해성 대표가 설립한 이든엔터테인먼트에 새 둥지를 틀었다. 이밖에 백지영 등도 오랫동안 신뢰를 쌓아온 이들이 꾸린 신생 기획사에서 활동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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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년째 한 가수와 호흡을 맞추고 있는 매니저 D씨는 “손발이 잘 맞고 마음이 잘 맞는 새로운 매니저를 찾기가 쉽지 않다 보니 경력이 쌓인 가수들의 경우 신뢰가 쌓인 매니저와 계속해서 함께 일하는 것을 선호한다”며 “그렇다 보니 소속사를 옮길 때 매니저와 함께 이동하거나 아예 1인 기획사 형태의 회사를 차리는 사례가 많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