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중권의 살벌한 '국제시장' 후기..'모지리', '감독질', '싸구려'

  • 등록 2014-12-31 오후 2:13:49

    수정 2014-12-31 오후 2:13:49

국제시장
[이데일리 스타in 강민정 기자] 진중권 동양대 교수가 영화 ‘국제시장’을 본 후기를 남겼다.

1950년대부터 현대에 이르는 역사를 바탕으로 그 시대를 살았던 아버지를 그린 작품이라 여러 평론가 사이에서 정치적인 시선이 깃들었던 영화다. 진중권 교수 또한 영화에 대한 사견을 거침없이 적었다. 더불어 ‘국제시장’에 열광하는 관객에 대한 흠집도 추가했다. 영화는 영화대로, 평가는 평가대로 인정해주면 그만이라는 듯 썼다가도 ‘국제시장’에 감동한 사람들, ‘국제시장’을 만든 감독을 두고 한심하다는 분위기를 풍기기도 했다.

현재 ‘국제시장’은 500만명이 넘는 관객이 봤다. 윤제균 감독은 영화를 만들며 지극히 개인적인 이야기에서 출발했다고 말한 바 있다. 아버지와 어머니에게 열심히 살아줘 감사하다는 말을 한번도 하지 못한 후회를 영화에 담았다고 했다. 그리고 그 마음 만큼은 동시대를 사는 모든 이가 느낄 감성이라고 봤다. 그래서 ‘국제시장’은 정치, 경제, 사회적인 시선보다 그저 따뜻한 시선 하나만으로 충분하다고 했다.

진중권 국제시장
진중권 교수의 트위터를 그대로 옮기면, 그는 이렇게 적었다. 먼저 “‘인터스텔라’ 보러 갔다가 표가 없어서 ‘국제시장’을 봤는데. 태산명동에 서일필이라고, 그냥 그럭저럭 얼추 꼴을 갖춘 신파더군요. 그걸 보고 웬 난리들인지”라고 했다.

이어 “평론가들에게 좋은 평 듣긴 힘든 영화임엔 분명하나, ‘7번방의 선물’과 같은 영화를 1000만이 넘게 봐주는 나라에서 이런 영화에 관객이 많이 드는 것도 이해하지 못할 일은 아니죠”라고 덧붙였다.

또한 “산업화 시대의 ‘아버지’라는 신체가 어떻게 만들어졌으냐, 나름 진지하게 다룰 가치가 있는 주제인데, 감독은 정면 승부 대신에, (우리 세대라면 자라면서 지겹게 들었을) 이야기를 썰렁한 개그와 싸구려 신파로 재포장해 내놓는 길을 택한 듯”이라고 전했다.

더불어 “그거 보고 감동을 먹었다면, 그걸로 된 거고, 그거 보고 역겨웠다면, 그걸로 된 거고, 문제는 영화에 대한 평가에서까지 국론통일이 이뤄져야 한다고 믿는 일부 모지리들의 70년대 멘탈리티겠죠”라고 썼다.

진중권 교수는 영화에 대한 평점을 10점 만점에 5점을 준다는 말과 함께 “그냥 집에 나이 드신 분들 계시면 모시고 가세요”라며 “좋아하실 겁니다”라고 장담했다. “그나마 평가해줄 만한 장면이 있다면”라는 표현이나 “그 영화에 열광하는 이들은 거기서 ‘애국심’을 보고 감동을 해내니, 대한민국에서 감독질 하는 것도 쉽지는 않을 거예요”라며 한숨을 쉬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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