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결정 환영” 허정무, “선거 출마 자격 잃더라도...”

[이데일리 스타in 허윤수 기자] 법원이 허정무 후보가 낸 제55대 대한축구협회장 선거 진행 금지 가처분 신청을 받아들인 가운데 허 후보가 환영의 뜻을 밝혔다.

허정무 전 대전하나시티즌 이사장이 25일서울 송파구 올림픽파크텔에서 제55대 대한축구협회장 선거 출마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방인권 기자

허 후보는 7일 법원의 판결에 대해 “대한축구협회의 불공정, 불투명한 선거 운영에 대한 문제점을 확인하고 경종을 울린 것으로 현명한 결정을 적극 환영한다”라고 밝혔다.

이날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50부(임해지 부장판사)는 7일 허 후보가 축구협회를 상대로 낸 축구협회장 선거 금지 가처분 신청 인용 결정을 내렸다. 이에 따라 8일 열릴 예정이었던 제55대 대한축구협회장 선거는 하루 앞두고 멈춰 서게 됐다. 축구협회도 “제55대 축구협회장 선거일이 잠정 연기됐다”라고 전했다.

허 후보는 지난해 12월 30일 서울중앙지법에 축구협회장 선거 금지 가처분 신청을 냈다. 허 후보는 선거운영위원회 구성이 불투명하고 일정 및 절차 공지가 제대로 되지 않은 점, 선거가 오프라인으로만 이뤄져 동계 전지훈련에 참가하는 프로 선수·지도자의 투표가 사실상 어려운 점, ‘개인정보 제공 동의서 미제출’을 이유로 규정(최대 194명)보다 적은 선거인단(173명)이 구성된 점을 가처분 신청 이유로 들었다.

법원은 “선거 공정을 현저히 침해하고 그로 인해 선거 절차에 영향을 미쳤다고 인정될 만한 중대한 절차적 위법이 있다”라고 말했다. 아울러 선거인단 대다수가 추첨 절차로 구성되며 투명성과 공정성을 확인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대한축구협회장 선거를 하루 앞둔 7일 법원이 허정무 대한축구협회 회장 후보가 낸 협회장 선거 금지 가처분 신청에 대해 인용 결정을 내렸다. 허 후보는 지난달 30일 축구협회를 상대로 협회장 선거가 불공정하게 진행되고 있다며 선거를 금지해달라는 가처분 신청을 냈다. 사진=연합뉴스

또 선거 관리·운영회 위원으로 위촉된 사람이 누구인지도 공개하지 않아 위원회가 정관 및 선거관리 규정에 부합하게 구성된 것인지 확인할 수 없다고도 말했다.

법원은 이 외에도 선거가 실시되면 그 효력에 관해 후속 분쟁이 촉발될 가능성이 높다는 점까지 고려해 가처분 신청을 받아들일 보전의 필요성이 소명된다고 판단했다.

선거가 잠정 연기되며 허 후보의 연령이 새로운 화두로 떠올랐다. 축구협회 정관에 따르면 회장 선거 후보자는 선거일 당일 만 70세 미만이어야 한다. 추후 결정되는 선거일에 따라 공식 프로필상 1955년 1월 13일생인 허 후보는는 해당 연령을 초과할 수 있다.

대한축구협회장 선거를 하루 앞둔 7일 법원이 허정무 대한축구협회 회장 후보가 낸 협회장 선거 금지 가처분 신청에 대해 인용 결정을 내렸다. 허 후보는 지난달 30일 축구협회를 상대로 협회장 선거가 불공정하게 진행되고 있다며 선거를 금지해달라는 가처분 신청을 냈다. 사진=연합뉴스

허 후보는 “연령 제한으로 불이익을 당할 수 있다는 걸 알고 있었으나 그것보다 축구협회의 불공정, 불투명을 개혁하겠다고 출마한 취지를 더 생각했다”라며 “향후 닥칠 어떠한 불이익도 감수하고 가처분 신청을 했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자리에 연연하기보다는 한국 축구의 미래를 위해 축구협회의 불공정, 부당한 경영을 바꾸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며 “이번 선거 과정부터 개혁해 나가겠다는 게 가처분 신청의 취지였다”라고 덧붙였다.

허 후보는 다시 진행될 선거에서 출마 자격이 없어지더라도 축구협회의 불공정하고 불투명한 선거를 중단시킨 점에 의미를 둔다며 “출마하지 못하면 더 훌륭한 후배 축구인이 새롭게 축구협회를 개혁하고 한국 축구를 발전시키는 데 최대한 도움이 될 것이다. 이게 출마 선언에서 밝혔던 ‘징검다리 역할’이다”라고 밝혔다.